* 음반 소개 :
- 거문고의 명인과 가곡의 명인의 만남을 통해 단아하고 소담하게 익은 여창가곡
- 규방에서 나지막이 울리는 듯 내밀하면서도 고아한 매력을 가진 가곡
가곡은 줄풍류의 아정한 합주에 청아한 가객의 소리가 더해지며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화사하게 빛나는 노래이다. 허나 이 음반에는 거문고 연주와 노래만 담겨있다. 강하게 또는 여리게, 줄을 흔들거나 밀어서, 술대로 또는 손가락으로 발음하는 다양한 거문고 연주에 맑은 여창 소리만 어울린 것이다.
거문고와 가객의 만남은 단출하지만 단아하면서도 소담스럽게 익어있다. 가객은 악기 뒤에 숨지 않았고, 거문고는 드러날 때와 감출 때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두 사람의 호흡은 담백하면서 탄탄한 음악으로 완성되었다. 마치 19세기 여성 음악인들이 규방에서 울리는 가곡을 연상하게도 한다. 수줍은 듯 내밀하지만 사뭇 당당한 연주이다.
가곡을 줄풍류가 아닌 연주에 노래한 것이 이 음반이 처음은 아니다. 1930년대 이난향은 대금 하나에 가곡을 녹음한 바 있다. 무반주에 부른 가곡 녹음도 있고, 양금과 단소, 첼로 합주에 [우락]을 부른 녹음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실험과 시도가 여러 가객들에 의해서 무대에 오르고, 음반에 담겼다.
이 음반을 녹음한 이재화, 김영기 두 명인은 2013년 남미 프렌치 기아나와 프랑스 파리를 오갔던 프랑스 상상축제의 여창가곡 투어공연 중에 [계면조 이수대엽]을 거문고 연주에만 가곡을 불러 무대에 올린바 있다. 이후, 2016년 평창동계올림픽 G-500 기념공연이 있었던 [강릉 선교장 열화당]에서도 [우조 이수대엽]을 공연한 바 있다. 또한 2018년 2월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있었던 [한국음악명인전]에서도 두 사람은 [평롱]으로 공연의 문을 열기도 했다. 그 후로도 여러 무대에서 거문고 연주에만 가곡을 부르는 과정이 쌓였고, 이렇게 음반을 결과물이 나오게 되었다.
3장의 음반에는 여창가곡 15곡 완창에 우조와 계면조의 거문고 다스름 2 곡을 더해 모두 17곡이 수록되어있다. 하루에 전곡을 녹음하지는 않았지만 두 번 연주한 곡이 없었고, 믹싱과정에서도 수정이 거의 필요치 않을 정도로 두 명인의 녹음과정도 깔끔했다.
우리시대에 최고의 거문고 명인 이재화, 최고의 가곡 명인 김영기... 두 명인의 만남으로 완성된 이 음반은 천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전통 성악의 정수인 가곡의 고아한 매력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보여준다. 국악 전공자들에게는 훌륭한 레퍼런스 음반이 될 것이며,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전통가곡의 깊은 아름다움을 확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연주자 소개
김영기 노래
국가무형문화문화재 가곡 예능보유자이다. 부친인 김룡(1933 ~ )은 국가무형문화유산 처용무 예능 보유자로 전통예술을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했다. 15세가 되던 해 역사적인 가곡명인 김월하(1918-1996)의 문하에서 사사 받기 시작했다. 1984년 가곡 전수조교로 선정되었고, 스승이 타계한 후 기량과 대표성을 인정받아 2001년에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탁월한 거문고 연주자이기도한 그녀는 KBS 국악관현악단의 창단멤버로 활동했다. 1982년, 1992년, 1999년 세 차례에 걸쳐 KBS 국악대상을 수상했다. 여러 장의 가곡 음반을 출시했으며, 2013년 프랑스 상상축제에서 여창 가곡 완창을 비롯해 수 백여 차례의 국내 공연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수십여 국가에서 공연했다.
멜리스마 선율의 난이도가 높고 꾸밈음이 많은 가곡의 독보적인 명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는 서울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는 등 후학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재화 거문고
격조 높은 연주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가진 당대 최고의 거문고 명인으로 국가무형문화문화재 거문고 산조의 예능보유자이다.
한갑득(1919-1987) 명인에게 20여 년간 사사받았다. 스승의 사후,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의 틀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대부터 무속음악과 민속음악, 궁중음악까지 섭렵한 연주자로 알려졌으며 서울시 국악관현악단에서 거문고 연주자로 활동했다.
1997년 KBS 국악대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에는 옥관 문화훈장을 수여받았다. 여러 장의 산조음반을 출시했고, 2013 프랑스 세계문화의집에서 출시한 음반 [The Art of Geomungo Sanjo]으로 프랑스의 유서 깊은 음반 상인 아카데미 샤를크로 월드뮤직 부문을 수상했다.
거문고의 음역을 넓혀 개량한 [화현금]을 개발하여 특허를 보유했고, 거문고를 위한 현대음악도 수 십 여곡을 작곡했다. 추계예술대학의 교수로 재직 후 정년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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