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궁가 하면 유성준제를 잘 짜여진 바디로 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판소리 수궁가에 몇개의 바디가 전해지고 있지만 이 가운데 유성 준제가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것도 이를 중명 하고 있는 것이며 또 임방울,김연수,정광수와 같은 쟁쟁한 명창들이 유성준 문하에서 수궁가르 수학한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지금과 달리 조선시대에는 적벽가가 크게 대우를 받았고 수궁가 또한 [소적벽가]라 하여 그 버금으로 쳤다.이들 판소리에는 웅혼한 기백과 빛나는 기지가 넘치는 데 동편2제 소리에서 비교적 이 전통이 잘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편제 소리 명창으로 그 전통을 고집스레 이어가던 유성준 명창이 수궁가와 적벽가에 능하였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남해성은 박초월 문하에서 수궁가를 배웠는데 박초월 선생이 정광수 명창을 통하여 유성준제 수궁가 전승계보를 이은 것이니 남해성 명창의 수궁가는 유성준제라 한 것이다.
일제시대 말기와 해방전후에 그 좋은 목으로 감칠 맛있게 소리판을 뒤집어 놓던 박초월 선생이 유성준제 수궁가 를 터득하면서 소리에 중후한 기품을 더하였던 것이라든가 박초월 선생이 만년에 남해서 명창을 비롯하여 조통달,전정민,김수연과 같은 뛰어난 명창을 기르기에 애를 썼던 것은 판소리사를 위하여 행운이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 명창이 하나 같이 유성준제 수궁가의 전승에 우뚝한 거봉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해성은 일찍 부터 박초월 문하에서 수궁가를 배웠고 중요무형 문화재 제 5호 판소리 수궁가의 기예능 보유자 후보로 인정된지 오래다. 그도 이제 후배를 기르며 일생동안 닦았던 경륜을 가다듬을 나잉에 이르렀다.그동안 여러 제자를 기르며 수궁가 발표공연도 여러차례갖덨던 바 이번에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다시 발표를 갖는다니 갸륵한 일이다. 그로 말미암아 유성준제 수궁가의 전승이 탄탄해진다면 더 없이 기쁜 일일 것이다.
2003.4.30 문예진흥기금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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