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해설서 중)
-성창순:소리꾼 45년 짜릿한 “득음” 두차례-
소리꾼은 평생에 한두번 [소리가 앵기는]경험을 하게 된다. 득음(得音)이라는 것이 이것일까? 내 목에서 나는 소리가 관객에게 전달됐다간 다시 내 몸으로 돌아와 내팔이 되고 내 다리가 되어 하늘과 땅을 울린다. 내게도 이런 경험이 두번 있었다.
75년 음력 사월 초파일. 남원 춘향제에 참가했을 때가 첫 번째다. 비가 오는 날이어서 마당에는 사람들이 쓴 우산만 빽빽이 서 있었다. 심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빗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면서 내소리에 내가 취했다.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나보다 앞서 소리를 했던 이일주가 다가와 [아이고 선생님. 제가슴이 다 쩍 벌어지네요]했다. 그 기분을 뭣하고 바꿀꼬...
또 한번은 91년 미국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카네기홀에 섰을 때였다.
양코배기들이 우리말을 어찌 알까 싶었는데 웬걸. 소리를 하니 그들의 가슴을 뚫고 한바퀴 돈 소리가 내 몸속에 다시 들어오고, 발림과 소리가 맞아 떨어지고, 소리는 그 높은 카네기홀의 천장과 사방 벽에서 종횡으로 놀았다.
양코배기들이 기립박수를 치는데 나는 나가서 다시 절하는 법도 모르고 그저 소리가 앵긴 것만 좋아하고 있었으니 촌년노릇만 단단히 하고만 셈이다.
- 연주자 약력 -
* 공기남, 김소희, 정응민, 박녹주 사사 (1955~1964)
* 국전 서예부 입선 (1968, 1970)
* 전주대사습대회 장원 (대통령상)
* 8회에 걸친 완창 판소리 공연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 제1회 KBS국악대상 수상 (1982)
* 강산제 판소리 심청가로 인간문화재 지정 (1990)
* 미국 카네기홀(Carnegie Hall)에서 판소리 발표회
* KBS 국악관현악단과 춘향가 완창협연 (1993)
* 유럽, 미주, 일본 순회공연
* 한국방송대상 국악부문 수상 (1993)
* 현 국악협회 이사, 새한 전통예술 보존회 이사장
2003.4.30 : 문예진흥기금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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