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출(1922年)은 한국 동남 해안 무속음악을 대표하는 한국 전통·민속음악의 진정한 대가이다.
다년간에 걸쳐 무속의식을 행해온 그는 70년 가까이 가족과 함께 여러 악기를 연주해왔으며 타악기와 관악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는 한국 중요 무형문화재 82호로 지정 받았다.
김석출은 이 CD에서 더블리드의 관악기인 「호적」을 연주한다. 전통 기법과 형식에 기초한 연주뿐 아니라 재즈 색소폰 연주자들과의 즉흥 연주도 함께 소개돼 있다. 재즈 연주자와의 합동 연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전에도 몇 차례 공연을 가진 바 있고 CD로도 출시돼 있다. 재즈와의 합동 연주가 부자연스럽지 않게 다가올 것이라고 확신해 마지않는다. 음악과 악기에 대한 역사적 필연성이 만들어낸 연주라고 생각한다.
김석출은 진정한 음악의 천재이다. 5세 때부터 가족과 함께 여러 마을의 굿판을 돌며 연주를 시작한 그는 곧 자연스럽게 테크닉에 빠져들게 됐다. 8세가 되면서부터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13세 무렵에는 완숙한 연주가로서 인정을 받았으며 남들보다 돈을 더 받았다.
한국에서는 고대부터 음악, 춤, 심지어 문학까지 무속인들에 의해 육성되고 이어져 왔다. 김석출은 「판소리, 탈춤, 춤을 추지 못하면 무당이 될 수 없다는 말을 어려서부터 종종 들었다. 실제로 우리 패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물론 그도 할 수 있다. 그는 한국전통·민속음악의 다양한 스타일과 테크닉을 정복했는데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와서 하는 즉흥 연주를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꼽는다. 시나위라는 앙상블 형식의 즉흥연주와 시나위에서 발전된 산조라는 솔로 형식의 모음곡에 그 같은 특징이 두드러진다.
김석출은 여러 차레 일본을 방문해 연주했다. 일본의 몇몇 재즈 음악가들은 그의 공연에 감동 돼 그와 연주하기를 원한다. 뛰어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테츠 살토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재즈 음악가들과 한국 일본의 전통 음악가들이 함께 연주하는 「유라시안 에코즈」라는 교향악 연주를 계획하고 김석출을 방문해 녹음 세션을 가졌으며 서울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또 재능 있는 섹소폰 연주자 가츠토키 우메즈(1949年)도 있다. 그는 재즈 음악가에 속하면서도 재즈, 자유 즉흥연주, 록, 포크, 아시아 및 세계의 민속음악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연주해 왔다. 그의 연주는 본 CD의 첫 곡에 수록돼 있다. 우메즈는 「한국의 전통 음악에 심취한 이유 가운데는 예컨대 특별한 스윙적 특성이 있는 리듬과 비트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석출 의 호적 연주에서는 강력한 비브라토가 있는 일종의 특별한 인토네이션과 뉘앙스를 가장 큰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 그의 호적 연주는 서양 음악의 기보법 으로는 옮길 수 없다.」우메즈는 김석출에게 사사한 적이 있으며 함께 연주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에게 더 배우고 싶어한다.
서구의 재능 있는 재즈 색소폰 연주자 울프강 푸슈니히(1956年 오스트리아 出生)의 연주도 본 CD에 수록 돼 있다. 현재 가장 창의적인 재즈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비엔나 오케스트라의 창설멤버이기도 한 푸쉬닉은 재즈 분야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유명한 미국의 베이스 연주자 쟈무라딘 타쿠마와 그의 아내이며 보컬리스트인 린다 샤록의 연주회라든지 캐리아 블레이 밴드 및 다른 활동과의 공연을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푸쉬닉은 1980년대 말부터는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관계를 맺어왔다. 「붉은 태양-사물놀이」연주회를 통해 공연도 함께 했으며 CD도 내 놓았다. 그는 그 과정에서 김석출과 알게 돼 함께 연주하고 싶어했다. 1996년 그의 꿈이 이루어졌다. 세션이 끝난 후 푸쉬닉은 「아주 멋진 경험이었다. 그의 음악을 굉장히 사랑한다. 무속인이라는 것도 알고 있는데 그는 아주 독특하며 색다른 스타일로 연주를 한다. 사운드가 아주 강력하면서도 직접적이고 자연스럽다.」
이 CD에는 푸쉬닉의 연주가 두 곡 실려 있다. 즉흥적인 쿼터 세션에서 앨토 색소폰을 연주하며 또 다른 곡에서는 김석출과 듀엣 연주를 펼치는데 거기서 그는 타르고를 연주한다. 타르고는 클라리넷이나 소프라노 색소폰과 흡사한 악기이다. 푸쉬닉이 연주에 사용한 것은 원래 더블 리드였던 타르고의 형태에서 발전된 싱글 리드의 타르고였다. 타르고는 주르나라는 터키의 더블 리드 악기나 호적과 그 형태와 사운드가 비슷하다. 주르나와 같은 특징을 지닌 악기는 아랍, 중앙아시아, 발칸과 중국 등지에서 발견된다. 타르고는 원래 헝가리의 민속음악 악기라고 한다. 푸쉬니히는 이 같은 악기의 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에 타르고를 선택했던 것이다. 「나는 세계의 목관 악기를 아주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목관 악기 형태의 민속악기 또는 민속악기 또는 민족음악 악기를 수집해왔다. 그런 악기를 통해 영감을 얻을 수 있으며, 피치, 뉘앙스 및 음악의 다양한 면모를 접할 수 있다.」또는 「나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교회음악이나 민속음악을 부르며 자랐다. 민속음악은 이탈리아, 독일, 유고슬라비아 등 일종의 다양한 국가들의 혼합이다.」뿐만 아니라 푸쉬닉은 호적,「사쿠하치」라는 일본의 대나무 플루트 등 「미개발된」관악기를 좋아한다. 휠씬 발전된 형태의 악기들이 음악의 표현력을 높인다거나 음악의 발전이나 진화에 항상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그는 알고 있다. 「도」와 「레」의 사이에는 무한한 톤이 있다.4분의 1톤과 같은 것뿐만이 아니다. 나는 재즈를 감상할 때 이 점을 중시한다. 뛰어난 색소폰 연주자는 기보법으로는 나타낼 수 없는 그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푸쉬닉과 우메즈는 그 점을 알고 잇다. 그리고 한국의 재즈 수퍼스타이며 젊은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1961年)도 예외는 아니다. 이정식은 미국의 실 어스틴, 존 콜트레인, 마이클 브레커와 같은 색소폰 대가들의 연주를 모방했다. 그의 재즈 연주는 이미 표현형식에 숙달됐으며 즉흥 테크닉을 갖고 있다. 그의 최근CD앨범은 그의 지적이고 감성적인 연주를 잘 나타내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그가 세계 수준에 도달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 그는 더블 리드 악기인 호적과 피리를 익혔는데 향후 그의 음악의 향방이 주목된다.
다시 김석출에게로 초점을 맞추자. 그는 발전된/미발전된 종류의 사고 또는 토널/어토널과 같은 사고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쿼텟 세션과 듀엣 연주는 그것을 잘 나타내준다. 「이런 종류의 즉흥 연주에서 음악은 극도로 복잡한 상황에서 전진한다.」고 푸쉬닉은 말한다. 세 명의 색소폰 연주자들은 김석출이 가장 높은 음으로 연주하는 것을 주의 깊게 들으면서 그를 따르거나 때로는 제안한다. 김석출이 이기적인 이유에서 최고음으로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도전적이다. 「나는 재즈나 그와 비슷한 것과 함께 연주할 때는 어떤 경우이건 파트너의 연주를 들으려고 노력하면서 연주한다. 그것이 전투다. 음악은 음악이다.」따라서 이 합동 연주에는 창의성, 피드백, 인터플레이로 가득 찬 멋진 재즈 연주가 들어 있다.
2003.4.30 문예진흥기금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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