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스페이스 홈(www.soundspace.co.kr)에서 퍼옴-
＊ 김유감의 서울 재수굿
진도에는 민속과 예술이 널려있다. 그곳의 관혼상제, 모든 의식들은 예술과 맞닿아 있다.
서울지역의 가정에서 가족의 안녕과 사업의 번영을 위하여 행하는 굿을〔서울재수굿〕이라 이른다. 서울에서는 굿하는 무당을 흔히〔만신〕이라 칭한다.
굿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크게 나누어서 가족의 안녕과 사업의 번영과 같은 가정의 문제를 신에게 축원하는 집굿이 있고 죽은이의 넋을 저승에 천도하는 넋굿이 있고 지역주민들의 안녕과 번영을 마을 수호신에게 축원하는 마을굿이 있는데 김유감 만신과 악사들이 공연한 이굿은 서울 지역의〔집굿〕의 한가지 이다.
서울 재수굿〕은 가정에서 새로 사업을 시작할 때, 가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업의 계속적인 번창을 바랄 때 가족의 출세를 바랄 때, 경제적인 은혜를 바랄 때 등등 집안에 재수가 있기를 가신(家神)에게 축원하는 굿이다. 재수굿은 가정에서 행하는 것이고 요즈음은 흔히 굿당에서 행한다.
서울 재수굿은〔열두거리〕라 하여 12종의 거리 즉 작은굿으로 공연되는 것이라 하지만 이것은 이상적인 숫자이고 실제로는 반드시 열두거리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열둘이 못되는 경우도 있고 열둘이 넘는 경우도 일정하지 않다. 따라서 서울 재수굿은 열두거리를 이상적인 숫자로 하되 공연하는 이에 따라 또는 가정 형편에 따라 여러 가지 거리로 드나든다.
▣ 서울재수굿은 대충 이렇게 행한다.
- 굿하는 장소를 정하게 하는 순서와 신이 강림하도록 예비하는 거리.
- 가정과 관련이 있는 신들을 차례로 청하고 굿하는 내력을 고하고 가호를 비는 여러 거리.
- 높은 신들에게 가족의 명복과 가업의 번영을 축원하는 여러 거리.
- 장군신들에게 가정의 액을 제거케하는 여러 거리.
- 가정의 경제적인 은혜를 점지하는 신들에게 가업을 번창하게 축원하는 여러 거리.
- 잠귀들을 풀어 먹여 보내는 거리.
이번에 음반에 담은 것은〔부정-가망청배-진적〕,〔불사-제석〕,〔산거리-도당거리〕,〔저상거리〕,〔대감-상산거리-별상거리-대감거리-터대감거리〕,〔성주거리〕,〔창부거리〕로 구성되어 대체로 위와 같은 거리로 행해지는 것이나 장군신에게 액을 막는 거리는 잡귀를 풀어 먹이는 거리는 약하였다.
〔주정-가망청배-진적〕은 서울 재수굿의 맨 처음에 행하는 순서이다. 만신이 장고를 앞에 놓고 앉아서 손수 부정장단을 치며 무가(巫歌)를 불러 부정한 신 즉 잡귀들은 굿청에서 물리친 다음 앞으로 모실 신들이 강림하는 길을 닦는 무가를 부르고 자진장단으로 몰고 간 다음 다시 부정 장단을 치며 가망신을 청하고 축원하고 노래가락을 부른다. 노래가락은 신을 즐겁게 하고 복을 불러드리도록 하는 음악성이 강한 무가이다. 이때 삼현잽이들이 반주하여 풍성한 음악성을 보인다. 삼현잽이들의 굿거리 및 타령 반주에 만신은 신을 즐겁게 하는 춤을 잠깐 춘 다음 다시 노래가락을 부른다.
〔불사거리-제석거리〕는 불사신과 제석신과 같은 신에게 가족의 명복을 가업의 번영을 축원하는 거리이다. 만신은 흰 장삼에 붉은 가사를 걸치고 희 고깔을 쓰고 부채와 방울을 들고 서서 먼저 「아 불사」하고 신을 청하는 무가를 만수받이로 부른다. 만수받이란 무당과 장고 치는 기대와 반장단씩 무가를 주고 받는 것을 가리킨다. 이어서 만신은 굿거리와 타령 장단에 춤을 추고 〔공수〕를 준다. 〔공수〕를 준다는 것은 신이 만신에게 강림하여 말씀하는 것을 가리킨다. 공수 주고 〔어떤 중상이 내려 왔나〕하고 불사신과 제석신을 칭송하는 불사타령을 부른다. 복을 준다는 공수를 주고 자진장단에 염불을 부르고 다시 신이 복을 주는 노래가락을 부르고 염불을 부르고 공수준다.
이어서 비슷한 순서로 제석거리를 행한다. 「아하불사」하고 만신받이로 신을 청하고 굿거리장단과 타령장단에 춤을 추고 나서 가정에서 공을 드린 것을 가상하게 여긴다고 공수 주고 타령장단에 춤을 추고 공수 주고 삼현장단에 굿거리장단에 경토리로 「나무아미타불 일세동방결도량」하고 염불을 부르고 신을 찬양하는 노래가락을 부르고 나서 자진장단에 염불을 부르고 복을 주는 공수 주고 마친다. 이어서 만수받이로 호구신을 청하고 공수 주고 마친다. 〔산거리-도당거리〕는 집안에서 모시는 산신과 서낭신에게 굿하는 내력을 고하고 가호를 비는 거리이다. 신을 청하고 잠깐 춤을 추고 공수 주고 마친다. 춤을 추고 공수주고 노래을 부른 다음 춤을 추고 공수 주고 굿거리장단에 경토리로 「어떤 신장이 내신장이냐」하고 시장타령을 불러 집안의 액을 막고 복을 불러드리는 축원을 한다. 춤추고 공수를 주고 마친다.
〔조상거리〕는 가정의 돌아가신 조상신을 모시고 굿하는 내력을 고하고 가호를 비는 거리이다.
〔대감-상산거리-별상거리-대감거리-터대감거리〕는 가정의 경제적인 혜택을 비는 거리이다.
〔성주거리〕는 가정신인 성주신에게 가정의 번창을 비는 거리이다.
〔창부거리〕는 광대신인 창부신에게 집안에 재수 있기를 비는 거리이다.
이 음반에서 만선역으로 소리에는 김유감, 피리악사에는 김찬섭, 대금에는 박대웅, 조태식, 해금에 김한국 조무로 소리를 받는 이는 이옥선, 김춘강이 맡았다.
이보형(문화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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