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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다시래기
진도다시래기는 전라도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상여놀이의 하나이다.
상여놀이는 장례의식에서 망자를 위로하기 위하여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놀이를 하는 풍속으로 삼국시대이래 장례의식에서 가무를 행하던 오랜 관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진도에서는 초상이 나면 마을 상두꾼들이 상제를 위로하기 위하여 상여놀이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다시래기이다. 다시래기를 연희하는 재비꾼들은 모두 전문예능인들로 단골(세습)무당들의 자치기관인 무계(巫契)의 집합소인 신청에서 무가와 판소리, 농악과 춤, 기악등을 두루 배우게 된다. 따라서 다시래기를 할 때에는 꽹고리, 징, 장구, 북의 사물반주에 맞춰 노래와 춤, 재담으로 엮어 가는 '가상제놀이', '거사·사당놀이' 등의 놀이와 함께 판소리, 민요, 무가 등이 여흥으로 불려진다. 이 음반에 수록된 상여소리와 판소리, 민요 등은 다시시래기가 연행되는 상가집에서 일상적으로 불려지는 것들이다.
1-1 상여소리
다시래기는 맨 처음 상여소리로 시작된다. 상여틀을 멘 상두군들이 "애--애--애--야-- 애해애-- 애해애-- 애해야애--"하고 뒷소리를 메기면 앞소리가 느린 중모리장단에 맞춰 '애(哀)소리'를 한다.
우리의 상여소리가 다 그렇듯이 진도 상여소리도 이승과 이별의 아쉬움과 인생이 무상함을 담담하게 노래하고 있다.
1-2 다시래기
상여소리가 끝나면 사물이 자진모리장단에 맞추어 한바탕 논 다음 다시래기의 본놀이로 들어간다. 맨처음 '가상제놀이'를 하는데 '가상제놀이'는 가상제가 상제에게서 다시래기를 하도록 승낙을 받고 '거사·사당놀이'의 거사와 사당, 중의 역할을 맡을 사람을 뽑는 과정을 매우 유모스럽게 그려나간다. 이때 배역을 맡은 가상제와 거사, 중은 각각 독특한 춤과 노래로 자신의 맡은 역할을 나타내는데 가상제는 허튼춤과 함께 가짜 성주풀이를 흥겹게 부른다.
한편 봉사역의 거사(강준섭)는 지팡이를 집고 봉사춤을 한바탕 멋들어지게 추며, 봉사마누라역의 사당(김귀봉)은 꼽사춤을, 중(강문환)은 염불소리와 허튼춤을 추면서 상제와 상두꾼들을 웃긴다음 '거사·사당놀이'로 들어간다.
'거사·사당놀이'는 거사가 건너마을 이생원집에 경문하러 간 사이 사당과 중이 놀아나는 장면과 사당이 애기낳는 장면으로 이루어 진다. 먼저 거사와 사당이 보릿대춤을 한바탕 춘다음 다시래기 노래와 자장가를 중모리와 중중모리 장단에 실어 함께 부른다.
다시래기에는 다양한 춤과 노래, 재담과 극적인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상가집에 모인 사람들을 흥과 신명의 장으로 이끌어 간다. 이는 죽음을 인생의 끝으로만 보지 않고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진도사람들의 독특한 인생관이 만들어낸 것이다. 즉, 사당이 애기를 낳는 과정을 통하여 죽음이 새로운 생명의 탄생으로 이어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 판소리 춘향가중 어사와 춘향모 상봉대목
이 음반의 빛나는 성과중의 하나가 바로 두 번째로 수록된 판소리 춘향가이다. 이 대목은 춘향모가 후원에서 기도하는 대목과 장원급제하여 어사가 된 이도령이 걸인차림으로 춘향모와 수작하는 대목으로 되어 있는데 후원기도는 느린 진양조의 비가(悲歌)이며 이도령이 춘향모와 수작하는 대목은 조금 빠른 중중모리 장단의 노래와 재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기할 것은 이도령과 춘향모의 역을 각각 다른 사람이 맡아서 부른다는 사실이다. 이도령역의 강준섭(다시래기의 거사역)과 춘향모역의 김애선(강준섭의 부인)이 엮어내는 이중창은 압권이다.
3 육자백이/성주풀이/진도아리랑
마지막으로 수록된 육자백이와 성주풀이, 진도아리랑은 진도사람들이 늘 부르는 민요로 놀이판이나 굿판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노래이다. 처음의 육자배기는 민요로서는 드물게 느린 진양장단으로 되어 있다. 구성지고 걸직한 전라도 민요의 대표적인 곡이다. 둘째곡 성주풀이는 집안을 수호하는 가신(家神)인 성주신을 노래하는 것으로 무가에서 민요로 발전된 곡이다. 마지막 곡 진도 아리랑은 세마치 또는 중모리 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로 매우 흥겨운 곡이다.
이인원(국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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