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스페이스 홈(www.soundspace.co.kr)에서 퍼옴-
▣ 윤곽을 드러내는 '우리의 세계화'
한국음악의 세계화'라는 명제는 오래 전부터 의식 있는 우리의 음악인들을 괴롭혀왔다. 전통적인 모습 그대로는 종족음악의 차원에 머물 수밖에 없고, 이를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재창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음악 언어가 필요했다. 우리의 고유한 정서, 그 시리도록 아름다운 정서를 우리만 향유하기에는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새로운 음악언어의 창조'라는 관점에서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이미 대중들에게 친숙한 서양음악과 접목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에서 처음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우리의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이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고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결과만을 낳는다. '음악은 곧 화합'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부터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우선 서양악기는 정제된 소리를 추구하는 반면, 우리는 보다 자연적인 색채에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등장한다.
이는 문제하고 볼 수 있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를 가장 괴롭힌 문제는 서양음악이 수학적인 기능에 의존, 정확한 음높이를 요구하는 관계로 결국 화성적 불일치가 기능에 의존, 정확한 음높이를 요구하는 관계로 결국 화성적 불일치가 일어난다는 점이었다. 물론 우리의 음악도 나름대로의 수학적 논리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의 잣대가 다른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로 모색되고 있다. 쉽게는 우리의 음악을 평균율에 맞추는 것, 이러한 시도는 많이 있어왔고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우리 음악의 즉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 화성을 염두에 두는 서양적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의 관점을 확대시키는 방법이다. 즉흥성은 그 포용력이 커서 불협화음이라는 문제는 쉽게 융해시키는 힘이 있다. 이론적인 배경보다는 순간적인 감상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서로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었다.
이외에도 수많은 방법이 고안되었고 지속적인 연구가 행해지고 있다.
이 음반은 지금까지 모색된 방법 가운데 비교적 성과가 있다고 여겨지는 방법을 구사한 다양한 음악들이 수록되어 있다.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를 다루는 일본의 음악인들은 모두 우리의 전통음악을 연구한 사람들이기에 쉽게 공감대를 만들어내고 있고, 고또는 우리의 가야금과 인척이 되는 악기이기에 이 역기 쉽게 화합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구음과 피아노의 조화, 우리 전통 사운드를 받쳐주는 베이스, 즉흥적으로 전개되는 색다른 음색의 조화... 이러한 것이 음악 포화상태에서 질식해 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호흡법을 보여주고 있다. 구태여 감추어진 미학을 찾아 세밀하게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정서를 지닌 음악이 세계인도 공감할 수 있는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다. 오랜 기다림 속에서 이루어진 결과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은 끝이 없는 것,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김진묵(음악평론가)
2003.4.30 문예진흥기금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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