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스페이스 홈(www.soundspace.co.kr)에서 퍼옴-
* 이임례 '심청가'
이임례는 열여섯에 소리를 배우기 시작한다. 그이는 당시 진도의 소리선생이던 이병기에게 반하여 결혼한다. 이병기는 진도의 묻힌 명창이자 아쟁 연주자였다. 그리고 이임례가 스물 한 살 때 이병기가 죽었다. 그때부터 청상이 된 이임례가 살아온 길은 참 험난하였으나. 그후에는 일하면서 짬짬이 소리공부를 하였다. 마흔 세 살부터는 성창순 명창에게 〈심청가〉를 배웠다.
'전주대사습'에서 장원한 것이 인연이 되어 영화도 만들게 되었고, 그리고 이 음반도 아들인 이태백의 북 반주로 만들게 되었다. 이태백은 어떤 의미에서는 어머니인 이임례 보다도 더 유명하며, 실력 있는 음악가이다. 여러 의미로 기념할 것이 많은 의미 있는 음반이다.
이임례의 소리는 단단하다. 그이의 흔들림 없는 고음이 소리의 공력을 말해준다. 그러면서도 곱지만은 않으며 약간 까칠까칠한 느낌을 준다. 아직 농익지 않았으나 곰삭은 느낌을 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으로, 아주 맑은 소리보다는 듣기에 편하다. 특히 계면조의 슬픈 대목 연출에 빼어난 솜씨를 보여준다.
이 음반은 〈심청가〉가운데서 뽑은 한시간 분량의 내용으로 심청 어미 곽씨부인의 제지내는'주과포혜'부터 '후원 기도'까지 짜여져 있다. 원래는 휴지 없이 주욱- 이어지는 노래인데, 편의상 네 대목으로 나누어 수록하였다. 나눈 기준은 〈심청가〉줄거리 가운데서 시간적으로 일정하게 단절되는 곳이다.
첫부분은 '주과포혜'에서 '심봉사 동냥'대목까지이다. 쓸쓸하고 적만한 가운데 경쾌한 느낌을 주는 동냥대목까지 섞여서 다채롭게 노래되는 부분이다. 심봉사는 곽씨부인을 묻고 무덤에서 제사를 지내며 흐느낀다. 동네사람들에 이끌려 집에 돌아온 심봉사가 텅빈 집을 보며 부르는 노래가 중모리의 '집이라고 돌아오니'이다. 심청이가 젖달라고 보채자 심봉사는 아이를 안고 무물가에서 젖을 얻어 먹인다.
둘째부분은 '아버지 듣조시오'에서 '심청이 들어온다'까지이다. 심청이 직접 나서서 동냥을 자청하는 데서 시작하여, 동냥에 나서는 모양, 그리고 아버지를 보양하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일곱 살 먹은 여자아이가 동냥에 나서는 모습이 처절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예전에는 심청이 동냥을 나섯다가 문전박대 받고, 개에 물리는 대목도 있었으나, 너무 처절하여 삭제되기도 하였다.
셋째부분은 '시비따라'부터 '배는 고파'까지이다. 심청이 어느덧 커서 열 다섯 살이 되었다. 심청에 대한 소문이 자자하니 무릉촌에 장승부인이 불러서 만나게 된다. 지금가지의 슬픈 분위기에서 바뀌어 화평한 정서로 노래된다. 그때 집에서는 심봉사가 딸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개천에 빠지게 된다.
넷째부분은 '중타령'부터 '후원기도'까지이다. 심봉사가 물에 빠지자 마침 지나던 중이 구해주게 된다. 얼결에 공양미 삼백석 시주를 약속한 심봉사는 '허허 내가 미쳤구나'하고 자탄하게 된다. 심청이는 후원에 단을 만들어 그곳에서 기도를 올린다.
판소리를 하는 이들은 모두 자신이 지금 공부중이라고 말한다. 올해 여든이 된 명창도 소원이 뭐냐고 물어보면 '한 두어달 조용한 곳에 산공부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완성이 없는 끝없는 공부만 있는 것이 판소리이다. 이임레는 어느 인터뷰 자리에서 올해부터는 한 삼년에 걸쳐 〈흥보가〉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이는 아마도 판소리 다섯마당을 다 끝내면 일흔살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 그럴 것이다. 이임례가 일흔쯤 되면 아마도 지금과는 다른 내용으로 소리하게 될 것이다.
유영대(전주 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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