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음반 기사에서 :
신세대 해금(奚琴) 연주자 꽃별(23·본명 이꽃별·한국예술종합학교 4년)이 최근 일본 음반사에서 첫 앨범 ‘스몰 플라워즈(Small Flowers)’를 냈다. 한국에선 이 음반의 라이선스를 받아 일본과 함께 발매했다. 국내에선 생각조차 않던 해금과 기타·피아노·하프 등이 협연한 크로스오버 음반이다. “지난 18일 오후 일본 신주쿠 대형 레코드점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는데 200명이나 몰려들었어요. NHK에서 취재도 나왔고요. 5곡을 연주했는데 일본인들이 ‘가슴이 따뜻해지는 음악’이라며 좋아했어요.” 같은 날 오전 서울에서 열린 쇼케이스엔 80명쯤 모였지만, 공영방송은 커녕 케이블 음악채널 하나 나타나지 않았다.
속칭 ‘깡깽이’로 불리는 해금은 국악의 바이올린 격으로, 현이 2줄 밖에 되지 않아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 꽃별은 2년 전 젊은 소리꾼 김용우(35)의 일본 순회공연에 참여했다가 일본 기획사 눈에 띄었다. 작년 1월 일본 간사이 지방의 KTV는 ‘꽃별 특집’을 1시간동안 방영하기도 했다. 음반에는 국내에서도 인기 높은 일본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가 참여했고, 여러가지 악기와의 협연으로 해금의 한국적 서정을 잘 살려냈다.
꽃별은 음반에 수록한 8곡 중 ‘수선화’와 ‘철길 옆 작은 꽃(Small Flowers Near By The Railroad)’을 직접 작곡했고, 포크송 ‘에델바이스’와 ‘아리랑’을 새로 편곡해 연주했다. “해금은 옛날 모습에서 거의 개량되지 않았어요. 바이올린이나 중국 현악기인 얼후보다 자연적인 소리를 내죠. ‘나무의 소리’랄까요. 아마도 이 소리에 일본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러나 국내에서는 ‘국악 크로스오버’를 사시(斜視)로 보는 경향이 있다. “재즈나 뉴에이지로 해금을 연주하면 ‘쟤는 그쪽 과(科)야’ 하며 낙인찍는 눈치가 있죠. 그렇지만 고전이냐 크로스오버냐는 무의미하다고 봐요. 제가 연주하면서 행복하고 듣는 사람이 감동한다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6학년때 국악에 처음 관심을 가져 국악중·국악고를 나오고 곧 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할 그녀는, 자신의 가능성을 먼저 인정해 준 일본 시장을 택했다. 현재 일본 방송·음악계의 꽃별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그녀는 당분간 일본 내 프로모션과 공연에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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