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보글에서
피리의 명인으로서 지영희 선생의 수제자이기도 한 최경만 명인이 이번에 소리음반을 냈다.
소리꾼이 소리음반을 내는건 당연하지만 피리음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소리를 그것도 한 두곡이 아닌 경서도음악을 전체를 담았다는것이 신선하고 놀랍기만 하다.
최경만 명인은 어려서부터 동네 어르신들의 민요가락을 듣고 흥얼거리며 자랐다.
특히, 스승인 지영희선생은 악기소리를 구음으로 가르치곤 했는데 그 구음이 탁월하셨고 그 구음을 최경만 명인은 피리보다 구음이 더 구수할 정도로 소리의 성음이 좋았다한다.
박범훈선생이 추천사를 쓴것처럼 그의 소리는 “끼를 나고난 자연산소리”이다.
만들어서 빛을내고 장식을 한 소리가 아니고 시골 어느곳에 가더라도 들을 수 있는 구수하고 한스런 구성스런 음색을 지니고 있어 각 민요의 특성들을 자연스럽게 불러냈으며 특히 서도소리는 더욱 구성지게 불렀다.
부인이며 서도소리명창인 유지숙씨는 원래 같이 부르려 했으나 타고난 목구성에 포기했다고 하며 이번 음반을 정성스럽게 만드느라 혼신의 힘을 다하고 몇번이고 하지않으려는 것을 독려하고 힘을 주어 그 많은 곡들을 음반에 담게 되었다.
특히 이번 음반이 만들어진 계기는 오랜 선배이면서 형이라 부르는 장구의 명인인 장덕화선생이
몇년전부터 소리를 음반에 담을것을 권했으며 해금의 명인이면서 경기민요 소리를 담은 전태용선생처럼 담아두면 먼 훗날 좋은 음원이 되리라고 하여 용기를 내어 음반을 담게 되었다한다.
2장의 씨디로 되어있는 이번 음반엔 서도소리의 대표민요인 수심가, 엮음수심가, 산염불등이 수록되어있으며, 특히 서도구음은 일품이다.
그밖에도 경기민요의 대표적인 금강산타령, 노래가락, 창부타령, 이별가, 긴아리랑등 주옥같은 곡들을 구성스럽고 한스럽게 때로는 으쓱하도록 춤이 나오도록 멋지게, 그만의 표현으로 자연스럽게 불러 담았다.
박범훈 선생은 추천사 끝을 인용해 보면,
“최경만 선생이 부른 민요가 국악계뿐만 아니라 국악을사랑하는 모든 분에게 신선한 충격적 선물이 될것으로 보며, 앞으로 민요는 전문가들의 소유물에서 벗어나 많은 대중들이 즐겨 부를 수 있는 노래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라는 것처럼 대중적으로 좀더 친숙하게 다가 설 수 있는 음반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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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를 타고난 자연산 소리
박범훈 (작곡가)
‘예술가는 끼를 타고나야 한다’ 끼를 타고나지 못하면 예술가가 될 수 없다는 말까지 한다. 그래서 예술교육자들은 끼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나의 경험으로 보면 태어날 때부터 예술적 끼를 흠뻑 뒤집어쓰고 나온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자란 환경과 교육에 따라 예술적 자질이 발휘되면서 끼가 생성되는 것으로 보는데, 개중에는 남달리 끼가 돋보이는 예술가들이 있다.
피리의 최고 목 잽이 최경만 선생이 민요를 불러서 음반을 냈다. 요새 유행하는 정치적 발언을 빌리자면 소가 웃을 일이다. 나도 놀라서 들어 봤더니 능청스럽게도 잘 불렀다. 어떻게 전문 소리꾼도 부르기 어려운 서도민요를 이렇게 잘 부를 수가 있을까…
사실 나는 그 비밀을 알고 있다. 이번 기회에 솔직하게 알려주지 않으면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게 될 것 같아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 최경만 선생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나에게 해명의 글을 부탁한 것 같다.
피리를 비롯해 국악기를 연주하는 주자들은 악기를 배울 때 선생님의 구 음(악기 소리를 입으로 내는 소리) 소리를 들으면서 배운다. 특히 옛 선생님들은 악기 연주소리보다 구 음을 더 잘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 대표적인 분이 故 지영희 선생이다. 나도 지 선생님의 구 음 소리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지영희 선생의 첫 피리 제자인 최경만 선생은 피리보다 구 음이 더 구수하다.
최경만 선생은 어려서부터 동내 어르신들의 민요 가락을 듣고 흥얼거리며 자랐다. 1960년 초에 내가 최초로 찾아가본 화양리, 지금은 광진구 화양동으로 서울의 중심지가 됐지만, 그 당시만 해도 최경만 선생 집에 가려면 워커힐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화양리 입구에서 내려서 한참 걸어서 들어가야 했다. 가는 길은 비포장에다 길가에는 구덩이를 파서 거름으로 쓰려고 인분을 모아 놓았는데 흙먼지가 덮여 있어 가끔 초행자나 취행자가 인분 목욕을 하는 경우가 있다.
최 선생이 사는 동네는 입구에 호박밭이 있고 초가집과 기와집이 뒤섞여 있는 소박한 마을이었다. 동네에 경사가 있거나 농사일을 끝나면 어르신들이 모여 막걸리 한잔에 안주 삼아 민요를 곁들였는데 돌림 가락으로 부르는 수준이 어설픈 민요가수는 명암도 내놓을 수 없을 정도의 실력이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최 선생은 귀동냥으로 주어들은 민요를 항시 흥얼거렸고 그 흥얼이 피리의 명인 최경만을 만들었고 끝내는 민요까지 부르게 만들었다.
최 선생이 음반을 내게 된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내조의 힘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서도창의 대가로 알려진 유지숙 선생인데 유 선생 왈, 한 두곡 정도는 함께 부르고 싶었는데 최 선생이 민요를 겁도 없이 능청스럽게 잘 불러서 포기했다고 한다. 서방님 자랑처럼 들리지만, 끼만 믿고 겁 없이 그냥 술술 불러대는 민요 가락에 명창이 함께 노래하기를 포기했다는 말이다.
최경만 선생이 부르는 민요는 ‘자연산’이다. 만들어진 노래가 아니라 그냥 나오는 소리다. 어려서부터 화양리에서 들었던 민요 가락이 뿌리가 되어 나오는 소리다. 유지숙 명창이 서방님 노래에 겁먹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민요는 말 그대로 민(民)의 소리다. 다듬어지고 만들어지고 꾀꼬리 울음소리처럼 까진 소리가 아니라 투박하고 촌스런 그런 ‘뭇소리’다. 바로 이런 소리가 민의 소리이며 삶의 멋과 한이 들어 있는 자연산 소리다.
앞으로 최경만 선생이 부른 민요가 국악계뿐만 아니라 국악을 사랑하는 모든 분에게 신선한 충격적 선물이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민요가 전문가들의 소유물에서 벗어나 많은 대중들이 즐겨 부를 수 있는 노래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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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1947. 2. 서울 군자동 출생
1963. 3. 지영희 선생께 사사 시작
1966. 2. 서울 국악예술고등학교 졸업
1967. 서울 시립국악관현아단 창단 입단
1967. 5. 미국, 일본 등 5개국 순회 공연
1973. 5. 리틀엔젤스 음악감독 UN공연
1977. 미국 LA 이민
1981. 5. LA 중앙국악원 설립
1988. LA 민속학회 시나위 발족
1990. LA 시나위 발표회 및 해외공연
1994. 최경만 피리연주집-피리소리 첫 음반 발매 (신나라뮤직)
1997. 한국으로 이주
1999. 3. 국립국악원 입단
2001. 최경만의 “피리풍류” 제 2집 출반 (오아시스레코드사)
2005.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2005. 굿풍류 편. 작곡 음악구성 (국립국악원)
푸살 음악 재현 (국립국악원)
2006. 대영산 음악 재현 (국립국악원)
2008 최경만 피리연주집-천수바라 발매(신나라뮤직)
(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역임
（현）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겸임교수
（현） 한국전통음악연구회 총연합회 회장
（현） 삼현육각보존회 회장
（현） 부여군 충남국악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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