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에서 :
정길선의 고전과 정악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 7집 음반 “禮樂”
정길선의 음반 ‘예악(禮樂)’은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음악 4곡을 현대를 살아가는 4명 작곡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음악이다. 이렇게 작곡된 4곡의 새로운 정악이 ‘정길선 가야금창작음악시리즈Ⅴ <예악禮樂>’에서 초연되었으며, 그 음악은 이번 일곱 번째 음반으로 만들어졌다.
정길선은 야망과 집중력, 독한 인내심, 결이 풍성한 감수성, 빠르게 악보를 해석하는 비범함, 그리고 특유의 신중한 행보 등 정길선은 많은 것을 가진 가야금 연주자이다. 하지만 정길선은 이번 음반의 음악을 통해 이미 소유한 것을 이용하기보다 현대음악을 이끌어가는 4인 작곡가의 감각을 총동원하여 기존의 정악을 뛰어넘어 새로움을 더해주는 작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고전(古典)이 그 시대의 산물이고 오랫동안 존중 받았던 책이었던 것처럼, 한국의 예악사상을 담아낸 음악인 정악은 한국왕실을 지탱해온 음악이다. 젊은이들은 고전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삶에 대한 길을 물었던 것처럼, 국악을 전공하는 음악인들은 정악을 연주하며 처음으로 음악에 입문하여, 정악으로 대학입시를 치루고, 갈고 닦은 정악연주로 무대를 꾸미는 등 평생을 정악과 함께 한다. 하지만 과거의 문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과거의 문화를 부정하는 것과 무조건 찬미하는 것 등 2개의 극단으로 양분된다.
세월이 흐름 속에 고전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바뀌어 관점에 따라 상대적인 해석이 생기듯 무조건 고전이 현대에 비중 있는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성화 한 고전에 대해 끊임없는 회의의 눈초리를 보내며 이 시대에 필요한 고전을 스스로 선정하되, 고전에 주눅 들지 않고 인간의 존립을 위한 지혜의 차원에서 찬찬히 읽어내는 독법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을 수용하고 있는 가야금 연주자 정길선은 이번 음반에서 ‘만파정식지곡’, ‘수룡음’, ‘장춘불로지곡’, ‘경풍년’ 등 4곡의 정악을 박인호(추계예대교수), 백승우(가천대교수), 박영란(상명대교수), 미국 뉴욕대학교에 유학중인 젊은 작곡가 양승환과의 작업을 통해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기존의 것에 대한 부정이 팽팽한 긴장감의 새로운 에너지로 만들어져 편안하고 유장한 분위기의 정악을 치밀하고 정교한 현대음악으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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