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설서에서:
새로운 천년의 약속을 내며...
2001년 3월, 한국음악 전문 방송으로 출범한 국악방송은 청취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고
다양한 우리음악을 선사해 드리고자 개국 이래 지속적으로 <새음원시리즈> 녹음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세대를 아우르고 지역과 장르를 넘나들며, 이 땅에 숨쉬고 있는 모든 한국의 음악과 정서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국악방송 새음원시리즈 ‘새로운 천년의 약속’은 새로운 시선과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음악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이어가며 늘 여러분 곁에 함께 할 것입니다.
[김주옥의 제주도민요-마파람]는 1983년 아세아레코드사에서 테이프로 제작된 [제주도민속민요모음집]을 복원한 음반으로, 음원보정을 통해 작고한 故 김주옥 명창의 소리를 더욱 가깝고 생생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故 김주옥 명창은 제주도에서 태어나 평생을 제주도 민요와 함께 하며 많은 활동과 업적을 남겼습니다.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명창이 아니라 제주도민의 삶과 애환을 노래에 담았기에 오랫동안 가슴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 음반에는 故 김주옥 명창이 부른 제주도 민요 12곡이 담겨 있습니다.
토속 민요와 통속 민요를 넘나드는 故 김주옥 명창의 소리는 생흙의 투박한 질감과 바다의 이국적인 청량감이 버무려진 자연의 소리로, 제주도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가슴으로 듣는 제주도 민요, 소리로 만나는 제주도를 통해 자연 속에 살아 숨쉬는 우리음악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2010. 9. 국악방송
제주도의 민요
제주도는 민요가 매우 많은 곳이다. 민요 가운데서도 일을 하면서 부르던 노동요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밭농사를 지으면서 부르던 농업노동요가 가장 많고, 바닷일을 하면서 부르던 어업노동요나 집안일을 하면서 부르던 노래도 많다. 또 제주도에는 다른 지역에 없는 노동요가 많아서, 제주도의 자연지리를 배경으로 하여 제주 사람들의 일과 노래를 아울러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이 음반의 수록곡 중에서 <밭 밟는 노래>, <검질 매는 노래>, <타작노래>, <촐 베는 노래> 는 농업노동요로 분류되는 노래들이다. <밭 밟는 노래>는 화산토로 이루어진 메마른 토양에서 씨앗의 발아율을 높이기 위해 조랑말떼를 몰아 밭에 뿌린 씨앗을 밟아주면서 하는 소리로, 육지에서는 전혀 들을 수 없는 제주도 특유의 민요다. <검질 매는 노래>는 밭에 돋아난 잡초를 제거하면서 하는 밭매는 소리로서, 논이 매우 적고 밭이 대부분인 제주도의 농업환경을 대변하듯 다양한 악곡의 밭매는 소리가 전승되어 왔다. <타작노래>는 도리깨로 보리의 낟알을 떨어내면서 하는 소리로, 다른 말로는 도리깨질 소리, 또는 마당질 소리라고도 한다. <촐 베는 노래>는 너른 풀밭에서 겨우내 소에게 먹일 풀을 베어내면서 하는 소리로, 표준말로는 ‘꼴 베는 노래’가 된다. 이 노래는 축산에 관한 노동요로서, 넓은 범위의 농업노동요로 분류한다.
<해녀노래>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어업노동요로서, 해녀들이 물질을 하러 어장으로 가기 위해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면서 하는 소리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해녀들의 씩씩한 기상을 느낄 수 있다. 제주도의 해녀가 세계적으로 희귀한 직업인만큼, 해녀노래 또한 매우 진귀한, 제주도를 상징할만한 민요 가운데 하나다.
<망건 만드는 노래>는 제주도에 많이 나는 말총으로 망건을 짜면서 시름을 달래던 여인들의 노래로, 역시 제주도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노래다. 제주도 특유의 ‘남방아’(나무방아)로 방아를 찧으면서 하는 <남방아 노래>와 맷돌질을 하면서 하는 <맷돌노래> 역시 육지에는 흔치 않다. <웡이자랑>은 아이를 재우면서 하는 자장가다. 제주도에서는 ‘구덕(대바구니)’에 아이를 뉘어놓고 흔들면서 ‘웡이자랑’으로 시작되는 자장가를 부른다. 일이 많은 제주도에서는 얼른 아이를 재우고 다른 일을 해야 했기에, 자장가가 육지에 비해 노동요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이 음반에 수록된 노동요들은 토속민요 그대로의 모습은 아니다. 뛰어난 소리꾼이 창작능력을 발휘하여 무대에서 부를 수 있게끔 잘 다듬어 놓았기 때문이다. 토속민요를 대중이 즐길 수 있는 노래로 만드는 일이 우리 음악계에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는 이즈음, 토속민요를 다듬어내는 소리꾼의 솜씨를 분석하고 음미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다른 지역의 민요 소리꾼들이 흔히 통속민요를 주로 부르는 것에 비해 제주도의 민요 소리꾼들은 통속민요와 함께 토속민요를 많이 부른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영주십경>, <.이야홍>, <오돌또기>는 제주도의 많지 않은 통속민요 가운데 대표곡으로 꼽히는 노래들이다. <영주십경>은 제주도 무가(巫歌)에서 나온 ‘서우젯소리’를 제주도의 명승지를 열거하는 노랫말과 결합한 노래로, 제주도를 대표하는 유흥요로 꼽힌다. <이야홍>과 <오돌또기>는 오래 전에 육지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민요로, 육지에서는 오히려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려운 반면 제주도에서는 오랫동안 토착화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 민요는 거칠면서도 아름다운 제주도의 자연을 닮아, 원시적인 형태 속에 빼어난 음악성을 지니고 있다. 뛰어난 소리꾼이 애써 다듬어 부른 제주도 민요를 늦게나마 들을 수 있게 되어 더없이 반갑다. 최상일(崔相一, MBC 민요전문PD)
<곡목해설>
1. 밭 밟는 노래 : 조밭에 조를 뿌리면 바람에 날리지 않게 말을 몰며 밭을 밟아 주었다.
[노래:김주옥 l 후렴:김주산,김정수,안은자]
2. 검질 매는 노래 : 조밭에 조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밭에 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풀을 뽑아주며 부르는 노래로 ‘검질’은 제주방언이다.
[노래:김주옥 l 허벅,후렴:김주산,김정수 l 후렴:안은자]
3. 타작노래 : 도리깨질을 하며 부르는 노래로, 도리깨질을 ‘도깨질’이라 부르며 마당에서 했기 때문에 '마당도깨질’이라고도 불렀으며. 보통 ‘마당질’이라 줄여 부른다
[노래:김주옥 l 남방애:김주산,김정수 l 후렴:안은자]
4. 촐 베는 노래 : 소에게 먹이는 밥을 ‘촐’이라 하며, ‘자골’이라는 풀을 베어 먹였다.
[노래:김주옥]
5. 해녀노래 : 해녀 노젓는 노래로, 해녀들이 물질하러 가는 배에서 노를 저으며 부르는 노래이다.
[노래:김주옥 l 허벅,후렴:김주산,김정수 l 후렴:안은자]
6. 망건 만드는 노래 : 갓을 만들며 부르는 노래이다.
[노래:김주옥 l 허벅,후렴 : 김주산, 김정수 l 후렴 : 안은자]
7. 남방아 노래 : ‘남방아’란 나무로 만들어진 방아를 말하며, 방아를 찧으며 부르는 소리이다.
[노래:김주옥 l 남방애,후렴:김주산,김정수 l 후렴:안은자]
8. ㄱ,래 ㄱ,는 노래 : 맷돌을 돌리며 부르는 노래로 제주방언으로 ‘거래 거는 소리’이다.
[노래:김주옥 l 후렴:김주산,안은자,김정수]
9. 웡이자랑 : ‘웡이자랑’은 어서 잠들라는 뜻의 제주방언으로 아기구덕에 아기를 뉘여 흔들어 재울 때 부르는 노래이다.
[노래:김주옥 l 대금:김동진]
10. 영주십경 : 영주(瀛州)는 제주도를 이르는 또 다른 이름으로, 제주도의 아름다운 10곳의 풍광을 노래한 곡이다.
[노래:김주옥 l 허벅,후렴:김주산, 김정수 l 후렴:안은자]
11. 이야홍 : ‘이야홍’이라는 후렴구가 특징이기 때문에 ‘이야홍 타령’이라고도 부르며, 제주도의 자연풍광을 노래한 곡이다.
[노래:김주옥 l 허벅,후렴:김주산,김정수,안은자]
12. 오돌또기 : ‘오돌또기’의 뜻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노래:김주옥 l 허벅,후렴:김주산,김정수 l 후렴:안은자]
해설:김주산 (金住山, 제주도지정 무형문화재 제20호 제주노래·민요부문 보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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