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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명[부제포함] 서은영의 해금 전통음악 <류(流)>
음반 번호 JEC-0411-A , CD 1 매
제작 / 기획사 조은뮤직
발매 연도 2020
구 분 일반반
분 류 정악+
업데이트 일시 2020-12-31A
비 고



 
서은영의 해금 전통음악 <류(流)>

1. 표정만장지곡 (35:55)
해금:서은영. 가야금:곽재영. 생황:김지현.

2. 서용석류 해금산조 (25:45)
해금:서은영. 장구:이태백.

* 2020.7.1.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관중 제14회 서은영 해금독주회 공연실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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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는
1. 윤중강 해설 1 5:22
2. 표정만방지곡
3. 윤중강 해설 2 10:22
4. 서용석류 해금산조
5. 윤중강 해설 3 0:57
 
* 독특한 음반이다. 사회자의 해설을 음반에 수록한 것도, 요즘에 트랙을 나누지 않은 것이다. 연주자의 14회 공연실황으로 제작한 음반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해금 부수석이다. 해설서엔 사회자인 윤중강의 글이 길게 실려 있다.(2021.1.3)

* 음반번호가 중복되어 뒤에 A를 부여함(조은뮤직 실수)

* 관련된 영상이 보이지 않음.
 
* 음반 소개 :

서은영의 들려주는 ‘마음의 해금’
- 심연(深淵)을 향해가는 심연(心演) -
윤중강 / 평론가

“그녀가 정말 열과 성을 다해 독주회를 준비했구나!”

공연 팸플릿만 보아도, 그대로 전달되었다. 다양한 모습의 서은영이 거기 있었다. 그렇다. 한 명의 서은영이 아니었다. 한 사람의 아티스트가 갖는 ‘음악적 스펙트럼’이 느껴진다. 독주회의 횟수만큼 많은 서은영이 존재하고 있다. 어떤 모습은 이당 김은호 화백이 그린 미인도(美人圖) 같기도 했고 어떤 모습은 머리를 풀어헤친, 마치 재즈의 디바처럼 보였다. 봄날의 소녀처럼, 들판을 마구 뛰어다니고픈 맑고 순수한 모습도 보였다. 가을날 낙엽 가득한 고궁을 거니는 여인처럼, 우수의 깊이도 느껴졌다. 어느 사진은 그대로 인정전 대뜰 아래에서 첩지를 꽂고 서있는 당찬 상궁의 모습처럼 서슬이 살아있었다. 사진만 보아도 ‘꼿꼿하고 꿋꿋한’ 해금의 성음이 그대로 들리는 듯했다.

독주회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프로필을 촬영하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단순한 이미지의 변신을 꾀하는 것은 아니리라. 공연마다 콘셉트를 잡으면서, 더 발전된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그녀의 각오’가 전달된다. 공연마다 관객이 느꼈으면 하는 ‘음악의 가치’가 드러난다.

이 중에서도, 특히나 내 맘에 드는 팸플릿이 있다. 제10회 서은영해금독주회 ‘해금.... 소리로 물들이다’ 속의 서은영 모습에 가장 끌렸다. 그 모습을 무엇에 비유해야 할까? 마치 장맛이 일품인 어떤 대갓집 큰 며느리와 같은 당당함이 느껴졌다. 서은영 특유의 시원한 성음과, ‘거칠 것 없지만, 결코 거칠지 않은’ 해금을 그대로 느끼게 해 주었다. 종가(宗家)의 맏며느리가 장맛을 지켜내듯이, 해금의 성음을 융숭(隆崇) 깊게 이어 나고자 하는 각오가 전달되었다. 그 사진과 함께, 그간 서은영이 연주했던 독주회 프로그램 속의 풍류와 산조가 전달되었다. 팔곡병풍(八曲屛風) 같다고 할까? 유초신지곡 중 상령산, 별곡 한마당, 경풍년 염양춘 수룡음, 취타계주가 네 개의 병풍그림이 되고, 한범수 해금산조, 지영희 해금산조, 김영재 해금산조, 서용석 해금산조의 네 바탕 산조가 또 다른 네 개의 병풍그림이 되어서 완성한, 서은영의 해금이 만들어낸 팔곡병풍이었다. 한 땀 한 땀, 한 올 한 올, 이럴 때 써야 할 말은 아닐까? 그 가락 속에 서은영의 전통음악에 대한 ‘살가운 애착’이 느껴졌다.

“해금의 현대적 창작곡을 향한, 서은영의 행보는 당찼다”
다랑쉬 (김대성 작곡), 견명곡 (김영재 작곡), 활의 노래 (이정면 작곡), 해금과 구음을 위한 메나리 (박경훈 작곡), 혼불 (임준희 작곡), 해금 가락2 (이건용 작곡), 등 비교적 널리 알려진 해금 창작곡을 그녀만의 스타일로 체화(?化)하면서, 중견 해금 연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오늘 98년 9월 - 뒤틀림에서 초연의 피안으로 (백병동 작곡), 독주 해금과 타악을 위한 ‘마른 비나리’ (강준일 작곡, 위촉 초연), 해금과 플루트, 피아노를 위한 연하일휘 (강은구 작곡, 초연)의 곡에서는, 그녀의 도전정신을 높이 살만한다. 특히 ‘마른 비나리’는 그녀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로 정착된 것 같다.

해금과 가야금과 피아노를 위한 아리랑산조 (임준희 작곡, 편곡 초연), 해금과 첼로 그리고 타악기를 위한 파트리크 쥐스킨트 (장석진 작곡, 위촉 초연), 해금과 피아노를 위한 매듭 (이정면 작곡, 위촉 초연), 해금과 피아노, 타악을 위한 'VERSES'(토마슨 오스본 작곡, 김민영 편곡 초연)와 같은 작품 속에서는 ‘평균율로 작곡된 곡을, 가장 평균율답게 연주하고자 하는 서은영’의 모습이 그대로 전달된다.

서은영의 음악적 지향 : 경계, 자유, 지평
지금 우리 음악계에서 작곡가와 연주가의 아름다운 콤비를 꽂는다면 많이 있겠지만, 특히 ‘박영란 작곡가와 서은영 연주가’를 많이 손꼽지 않을까? 해금협주곡 ‘터널의 끝을 향해’ (박영란 작곡, 해금 협연 서은영 초연), 해금과 타악기를 위한 ‘Mirror rorriM' (박영란 작곡, 위촉 초연). 서은영과 박영란에게서 거울과 같고, 데칼코마니(decalcomanie)와 같다. 데칼코마니는 한쪽이 한쪽에게 밀착하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음악적으로 상생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바로, 데칼코마니와 같다.

‘경계, 자유, 지평’ 어느 공연의 제목처럼, 두 사람에게 공히 어울리는 단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또 있다. 시원한 웃음소리! 작품을 통해서, 연주를 통해서, 두 사람은 우리에게 시원하고 호방하게 다가온다. ‘걸 크러시’란 말을 여기에 등장시켜도 좋을까? 두 사람은 모두 ‘센 언니’의 기운이 충만하지만, 결코 4~5p ‘밉지 않은’ 상대를 넘어서, ‘믿고 따라가고픈’ 선배 또는 선생의 느낌이 강하게 전달된다.

해금협주곡 ‘공수받이’로 시작된 사랑과 열정
20년 전인가? 당시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서은영의 모습을 떠올린다. 조심스럽지만 기죽지 않았고, 쾌활하면서도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녀가 국악계에 알려진 건 언제인가? KBS국악관현악단 협연자 공모였다. ‘국악의 해’인 1994년이었다. 돌이켜보면 지금 국악계에서 활동하는 중견 교수와 중견 연주가들은 마치 통과의례처럼 KBS국악관현악단 협연자 공모를 통해서, 프로 연주가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해금협주곡 ‘공수받이’는 지금은 매우 알려진 곡이지만, 당시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스승인 김성아 선생과 ‘공수받이’의 solo 해금 선율을 들으면서 악보로 옮겨 협연을 준비할 때의 기억을 되살릴 때, 서은영의 눈빛은 유난히 초롱초롱하게 빛이 났다. 그렇게 시작해서, 오늘의 여기에 온 것이다.

1995년에 제1회 해금 독주회를 열고,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에 입단하면서, 그녀의 음악적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그러다가 사랑했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의 그녀의 심정을 헤아려 본다. 유난히 다정다감했던 부모님이셨기에, 그녀는 어느 정도 그렇게 되리라 예감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가 결혼을 하게 되면서, 제2의 음악 인생’이 시작되지 않았을까?

물속의 제 모습 벗을 삼아서
2020년, 그녀가 무대에 다시 오른다. 첫 번째 독주회(1995)를 시작한 지 꼭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사반세기 동안 해금의 프로 연주가로서 활동한 그녀가, 전통음악에 또다시 새롭게 도전한다. 지난번 12회 독주회 프로그램을 보면, 그녀의 모습이 언뜻 보이지 않는다.

종가의 맏며느리 같은 모습도, 재즈의 디바와 같은 모습도 찾기 어렵다.
그런데 거기서 오히려 ‘더 큰’ 모습을 발견한다. 나무와 산, 계곡과 물이 보이는 그곳, 하늘과 구름 아래에서 그녀가 해금을 타고 있다. 아니다. 계곡의 물속에서 해금을 타는 서은영이 보인다. 이건 또 다른 서은영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그게 더욱 서은영인지 모른다. 지금까지의 서은영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물속의 제 모습을 벗 삼아 해금을 타고 있는 서은영이자, 마치 저 물속 깊은 곳까지 다다르고픈 서은영이다.

2020년 7월 1일, 대한민국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수선한 이때, 서은영은 해금을 들고 무대에 오른다. 현대음악과 창작곡 분야에 보다 더 정진했던 그녀가, 다시 ‘전통음악’으로 청중과 만난다. 나라 곳곳이 어수선한 이때에, 서은영이 연주하는 해금 가락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과 평화를 전해주길 바란다.

“모든 음악의 기본은 전통이다”
서은영은 힘주어 말한다. 해금의 기교도, 해금의 곡 해석, 결국 “‘전통’에 나왔을 때, 더욱더 깊어질 수 있다” 그녀의 지론(至論)이다. 해금 솔리스트로서 데뷔한 지 사반세기! 전통음악이라는 거대한 심연(深淵)을 향하여, 정공법(正攻法)으로 다가가려는 그녀의 모습은 매우 진지하다.
1부에선 ‘표정만방지곡’을 연주한다. 표정만방지곡은 관악 중심의 음악으로 피리와 대금 사이에서, 해금은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서은영은 해금이 더 이상 피리와 대금의 성격이 다른 두 관악기를 윤활유처럼 연결해주는 매개의 역할에 만족하는 것을 거부한다. 피리와 대금 이상으로, 해금을 ‘힘이 솟구치는 악기’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돌이켜보면, 이미 그녀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연주에 과감히 도전한 바 있지 않은가. ’상령산‘ 1장부터 4장까지를, 오직 해금 하나만으로 연주한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해금의 활대질 (운궁법)이 매우 담담하면서도 당당한 그녀이기에, 곽재영의 가야금과 김지현의 생황이 만난 ‘표정만방지곡‘이 기대된다.

2부에서 서은영이 선택한 산조는 ‘서용석류’. 잔가락으로 승부수를 두는 산조가 아니다. 남도음악 특유의 계면(界面)적 정서가 깊이 밴 산조다. 서용석류 해금산조를 ‘남도음악의 맥’ 명고 이태백이 함께 한다.

심연(深淵). 다양한 음악을 두루 섭렵했던 서은영의 해금이 이제 정악과 산조의 깊은 세계로 몰입하려 하고 있다.

심연(深淵)을 향해가는 서은영의 심연(心演), 그녀의 ‘마음의 연주’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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