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해설서 중)
춘향가
[춘향가]는 남원 퇴기 월매의 딸인 성춘향이 남원부사의 아들인 이몽룡과 백년가약을 맺었으나 이별한 뒤에 신임사또의 수청을 거절하여 옥에 갇히자 암행어사가 된 몽룡이 구해준다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으로 문학성으로나 음악성으로나 연극적인 짜임새로나 지금까지 전해지는 판소리 다섯마당 가운데서 가장 예술성이 높은 마당으로 꼽힌다.
푼향의 이야기가 어느 때부터 판소리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알길이 없으나 영조때 유진한의 문집인 [만화집]에 실린 “가사 춘향가 이백귀”라는 글에 가객이 춘향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부르는 것이 시로 읇어져 있으며 순조때의 문인인 송만재가 적은 “관우회”라는 글에 [춘향가]가 판소리 열두마당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음으로 보아 [춘향가]는 적어도 숙종 무렵에는 판소리로 불리기 시작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해방 후 판소리가 많이 쇠약해진 가운데서도 김연수는 [춘향가]를 새로 길게 짜서 불렀으며 그의 제자 오정숙이 여덟 시간 반 쯤에 걸쳐 부른 적이 있다. 이에 앞서 박동진도 새로 잔 [춘향가]를 여덟 시간 쯤에 걸쳐 쉬지 않고 불러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춘향가]를 이야기의 줄거리나 소리의 음악적 짜임으로 살펴 볼때 첫재, 몽룡이 광한루에서 춘향과 만나는 대목, 둘째로, 몽룡이 천자풀이를 하면서 두사람이 사랑가를 부르는 대목까지, 셋째로, 이별하는 대목, 네째로, 신연맞이 대목에서 춘향이 옥중가를 부르는 매목까지, 다섯째로, 몽룡이 과거에 급제하여 전라어사가 되어 남원으로 내려와서 춘향어머니와 옥에 갇혀 있는 춘향을 만나는 대목가지, 여섯재로, 변사또의 생일잔치가 별어지는 데에서 뒤풀이까지 나눌 수 있다.
2003.4.30 : 문예진흥기금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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