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설서에서 :
음반을 내면서....
<21C 한국음악 프로젝트>는 한국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전통음악의 현대화, 생활화에 이바지하며 역량 있는 음악인재와 우수한 국악창작곡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시작된 국내 최고 창작국악 콘테스트입니다. 본 대회는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전통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문화 창조에 앞장서고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악방송이 주관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두 차례의 치열한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이 지난 9월 1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본선무대를 통해 화려하게 입문하였습니다. 이번 대회는 전반적으로 다양한 악기군으로 새로운 시도와 안정적인 연주를 보여주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과 기대를 더욱 높여준 대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대회 3회째를 맞아 더욱 알차고 풍성한 음악들로 결실을 맺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이번 대회 수상 팀들에게는 국내․외 여러 후속 프로그램을 마련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렇듯 <21C 한국음악 프로젝트>는 꿈과 상상력으로 21C 문화와 감성의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펼치는 꿈의 무대이자, 우리음악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금석이기도 합니다. 또한 <21C 한국음악 프로젝트>는 미래를 고민하는 이 땅의 음악인들에게 등대가 되어주고 우리음악을 아끼는 모든 분들에게는 갈증을 달래주는 샘물이 되길 희망합니다. 21C 한국음악을 선도하고 세계무대 진출을 꿈꾸는 젊은 음악인들의 창작에 대한 열정과 노력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그 아름다운 도전이 시작됩니다.
2009. 10 국악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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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악의 정보, 우리음악의 영혼
우리민족은 오래전부터 소리에 대한 감각을 깨우칠 때 기록하기 보다는 우선, 소리 나는 그 순간에 집중하여 듣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중요한 메시지의 전달일수록 더욱 더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미지 과잉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잃어버리고 있는 중요한 기능 중에 하나가 바로 듣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한국음악의 경우 이러한 관습이 전승되어 오면서 창작 개념이 연주와 분리되지 않는 전통이 생긴 것이죠. 그렇게 꽃피어난 대표적인 기악독주음악이 바로 '산조'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젊은 음악인들에게 '산조'는 더 이상 생명력을 지닌 창조의 음악이 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굿'과 '장단' 그리고 '시나위'가 창조적으로 살아나지 못한 채 복제되어 답습되고 있는 전통음악의 현실을 볼 때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이러한 현상을 대한 반성적 차원에서 저는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음악감독 제의를 수락하였습니다. 우리음악을 만드는 바로 그 ‘순간의 의식(意識)’에 더욱 더 밀착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은 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더욱 더 많은 젊은 음악인들과 함께 서로가 느끼고 있는 음악행위와 창작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나누고 공유하며 배우는, 새로운 모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영어가 점점 세계인의 보편적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잡아가면서 제가 우려 하는 것 중 하나는 음성언어 체계의 보편성에 편승한 글로벌리즘 입니다. 문화의 다양성을 헤치는 획일화 현상은 경제와 언어체계의 통합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민족에게 고유한 소리의 특수성과 차별성이 희석되면서 소리에 대한 감각, 더 나아가서 음악에 대한 감각마저 영어권(서양식) 감성으로 변질되어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시대와 음악은 언제나 변해왔고 변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음악이 우리음악일 수 있는 창조적 요소의 가장 중요한 정보들이 차단되어진 가운데 변화되는 세계화와 대중화는 결국 '음악의 보편성'이라는 두루 뭉실한 의미 없는 말로 위안을 받을 뿐입니다. 전통음악의 가장 중요한 정보는 우리음악의 영혼과 같습니다.
호흡을 바탕으로 한 장단, 그 장단의 시간을 타고 흐르는 시김새, 가락과 음색(성음)의 조화가 없다면 우리음악은 개성 있게 살아나기 힘듭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악기 간 자유로운 조합을 통해 창작되고 연주될 미래의 음악 속에 위에 언급한 전통음악의 중요 정보들이 살아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2009 21C 한국음악프로젝트>를 통해 탄생된 젊은 음악인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는 모습을 즐겁게 상상하며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작은 시작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음악감독 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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