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보 글에서 :
음악의 진실
음악은 기적이다.
나무, 꽃 풀잎, 바다, 별, 바람... 지구, 그리고 이에 안겨 삶을 사는 사람들
또한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이 기적과 같은 아름다움을 자신의 품 가득히 살아내는 사람이 바로 예술가다.
기억하는가?
내 눈앞에 펼쳐진 잊지 못할 광경을 직접 경험하는 순간
나는 뼈저리게 무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지구가 비명을 지르자 사람들은 절망했다.
눈에 보이는 생존의 차원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이란 새로운 차원이 필요할 때마다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달래고안아주고 희망을 주었다.
나는 이를 통해 음악의 진심을 다시금 느꼈다.
바로 거기에서 음악의 힘을, 진실을, 그리고 기적을 보았다.
음악은 손이 아닌 마음의 연주라는 것을 보았다.
오늘, 이 자리의 음악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기를...
모두 함께.
※ INTERBEING ; 共存 ; 베트남 출신 승려인 틱낫한(1926.10.11.~)이 처음 사용한 말로써, 모든 현상에 대해 상호의존하며 결합되어 있는 상태를 뜻함
* 연주자 박순아 :
박순아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동포 3세 음악가로 어린 시절 조총련계의 민족학교를 다녔던 그녀는 열 살 때 처음 가야금을 접했다. 민족학교는 조총련계 재일동포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교과서와 교육자료 등을 북한이 지원해주고 있었다. 북한에서 들어온 것 중에는 ‘가야금’이란 악기도 끼어 있었는데, 그때부터 가야금 연주를 들으며 혼자 연습을 하게 되었다.
잘만 맞추면 라디오에서 북한 방송도 들을 수 있었기에 그녀는 방송에 나오는 가야금 연주를 녹음한 뒤 그것을 악보로 만들어 가야금을 연습했다. 독학으로 가야금을 탄지 6년,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녀는 드디어 가야금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오디션을 통해 평양음악무용대학 통신교육생으로 뽑혀 평양에서 가야금을 배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10년 동안 그녀는 평양과 일본을 오가며 가야금 전문교육을 받았고,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금강산가극단의 단원으로 활동하며 평양과 일본에서 전국 순회공연을 다니기도 했다. 가극단 생활은 보람 있고 재미도 있었지만, 그녀에겐 종종 뭔가 빠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북한의 음악에도 전통의 가락들이 많이 살아 있긴 했지만, 과거에 꽃 피웠던 아름다운 정악이며 산조들이 점점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전통음악의 뿌리를 알기 위해서는 그런 사라져가는 음악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점점 더 그녀를 압박했다.
그녀는 그렇게 10년을 고민을 해왔는데 뜻하지 않게 기회가 찾아왔다. 2000년, KBS가 주최한 ‘해외동포축제’에 초청을 받은 것이다. 그녀는 직접 남한의 음악도 들어보고 연주자들도 만나고 싶은 단순한 음악적 열정에서 감행한 일이었지만, 그것은 정치적으로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 일로 인해 조총련계를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녀의 음악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을 맞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해외동포축제’의 참석이 그렇게까지 큰 문제로 확대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인해 음악까지 나누어져야 한다는 것에 많이 힘들어 했으며, 깊은 고민 끝에 그간 배우고 싶었던 남한의 전통음악을 배워 보자라는 결심을 했다.
그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예술전문사과정에 입학하여 남한의 전통음악 특히 민속음악에 몰두하였으며, 현재는 한국음악앙상블 ‘바람곶’의 동인과 한국의 가야금에 해당하는 중국의 고쟁과 일본의 고토 연주가들로 구성 된 3개국 앙상블 고토히메(Kotohime)의 멤버로 국내외로 활발히 활동하였으며, 서울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영남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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