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SITEMAP  
운영자게시판 질문게시판(국악음반) 방명록 광고게시판

/

쉼터  
국악음반-업데이트 기준 | 출반현황 음반 구입처 안내 나의글들 정창관
2025년신보 | 2024 | 2023 | 2022이전 | 모든음반
음반 관련정보 외
국악음반 | 고전음악 | 별에 관한글 | 기타
운영자소개 | 나에 관한 기사들
 
 

음반명[부제포함] 허윤정 거문고 독주곡집 <일곱개의 시선>
음반 번호 CNLR-0626-2 , CD 1 매
제작 / 기획사 C&L Music
발매 연도 2006
구 분 준국악반
분 류 창작기타
업데이트 일시 2007-02-10
비 고



 
허윤정 거문고 독주곡집 <일곱개의 시선>

■ 낙도음 樂道吟 작곡:황병기 12:30
1. 5:39 / 2. 2:11 / 3. 1:53 / 4. 2:47
장고:김정수

■ 복선 伏線 작곡:허윤정 9:10
5. 3:13 / 6. 5:57

■ 배음조허튼가락 작곡:이건용 11:42
7. 4:28 / 8. 4:29 / 9. 2:45

10. 클래식 작곡:이태원 5:27

11. 큰 나무의 이야기, 셋 작곡:이성천 8:55

■ 고춤 작곡:이해식 12:20
12. 3:53 / 13. 4:38 / 14. 3:49
장구:유경화

15. 책상은 책상이다 작곡:이태원 7:02 총 67:49

* 거문고:허윤정.

* 녹음 : 2006년 2월 6~9, 13~15 (연주자가 알려 옴)

 
* 허윤정의 첫번째 음반이다. 창작이라는 이름 하에 퓨젼 내지는 크로스오버적인 음악이 아닌, 거문고만이 빚어낼 수 있는 음악으로 만든 창작음악, 거문고의 신세계를 맛볼 수 있다. 일청을 권한다.(2006.2.10)

* 음반의 2번째 곡, '복선'에 'Looping 기계를 이용한.....'이라는 곡 설명이 있어, 연주자에게 질문하였습니다. 답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Loop라는 기계는 한마디로 멀티채널을 가진 녹음기와 같은거라고 할까요. 그 자리에서 연주한것을 동시에 녹음할 수 있고 그것을 틀 수도 있고 틀면서 그위에서 라이브로 연주도하고 또 덧입혀서 계속 녹음을 할 수 있는 기계입니다.

대중음악에서 기타리스트나 또는 재즈 뮤지션들이 쓰고 있습니다. (주로 독특한 사운드를 원하는 해외뮤지션들이 많이 씁니다) 발로 밟으면서 콘트롤하는것과 손으로 조작하는것, 그리고 사이즈도 손가방만한것에서 컴퓨터 키보드만한것등 다양합니다.

저는 손으로 연주하면서 동시에 조작을 해야해서 발로 조작하는 루프기계를쓰고있습니다."


 
* 연주자가 보내온 내용입니다. 해설서보더 더 많은 자료입니다.

허윤정 거문고 독주곡집 “7개의 시선”

가끔 거문고를 바라보고 있으면 참으로 경이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1600여 년 전의 고구려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수많은 정보와 시간이 켜켜이 쌓여서 오동나무의 나뭇결 속에 압축화일로 담겨있는 것 같다는 상상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거문고와 전통음악이 타임머신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거문고에 손을 얹는 순간 시공간을 초월하여 과거에로의 시간여행을 떠나 고구려, 신라, 고려와 조선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래로의 여행도 흥미진진합니다.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펴며 거문고를 만지고 있노라면 새롭게 펼쳐 질 소리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이 과거로의 여행과는 또 다른 긴장과 흥분으로 나를 설레게 합니다. 그러다 보면 거문고는 저에게 그저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내가 이루고 싶은 바람들을 실현해내는 마법의 도구와도 같습니다.

음악의 영어어원인 muse의 뜻 중 하나가 ‘골똘히 바라보다’ 이니 음악은 원래 마음속의 기대와 바람을 골똘히 응시하다보면 생겨나는 결과물인가 봅니다.

거문고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항상 무엇인가를 기대하게 되고, ‘바라고’ ‘보는’ 두 가지 마음의 합작 행위는 거문고를 가지고 벌이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그 때마다 ‘바라는’ 것은 한결 같지만 ‘보는’ 나의 시선은 다양한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거문고가, 전통음악이 이 시대와 호흡하면서 새로운 전통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한결같은 바람. 이것을 이루기 위한 실천들 중에 하나가 거문고 음악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 초연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저의 첫 번째 독집 음반 “7개의 시선”은 거문고를 바라보는 여러 작곡가들의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1998년도부터 2005년까지 제가 위촉하여 초연했던 다양한 빛깔의 작품 중에서 거문고독주곡만을 모은 것입니다. 거문고의 여러가지 색깔을 담은 작품들을 다시 들춰내어 다듬고 연습하면서 8여년의 시간을 되돌아 여행하는 느낌이었고 옛 친구를 만나듯 편안하고도 가슴 설레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거문고안에 잠재된 가능성들을 바라보면서 과거의 음악위에 한켜 한켜 현재의 음악의 결들을 열심히 쌓아나갈 것입니다. 아름드리 뿌리 깊은 거목이 되어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될 우리음악의 미래를 위해서... -허윤정의 글-

[연주자의 음악노트/곡 설명]

1~4 : <낙도음(樂道吟)> 작곡: 황병기 / The Recitation of Pleasure in Zen / 장구: 김정수
낙도음은 '즐겁게 도를 닦는 사람의 읊조림'이라는 뜻인데 작곡가는 이 제목을 12세기초 고려의 학자 이자현(李資玄)의 동명의 시에서 따온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자현은 나라음악을 관장하던 대악서(大樂署)의 승(丞)에 이르렀지만 홀연히 청평산(淸平山)으로 들어가 자연 속에 묻혀 거문고를 타고 살았는데, 그의 시 '낙도음'의 내용은 이렇다.

“한 곡조 타도 무방하지만 (不妨彈一曲) 알아들을 사람이 너무 적구나 (祗是少知音)”
작곡가의 거문고 독주곡 “소엽산방”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거문고 독주곡으로서 거문고다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작곡가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곡이다. 알아들을 이가 적을지 모른다는 작곡가의 말대로 감각적으로 쉽게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 세속의 걱정과 번민을 놓아두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곡으로 거문고 특색에 충실한 가락과 장단, 잦은 청의 이동과 도사의 탈속한 경지를 나타내는 듯한 비범한 선율이 운치 있는 작품이다. 2002년 11월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초연.

5~6 : <복선(伏線)> / Underplot / 작곡: 허윤정
거문고는 다양한 음색과 타악기적인 효과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악기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스스로 타악기와 저음부의 반주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2002년도 독주회에 Looping 기계를 이용한 독주곡을 만들어 처음 발표하였다. 이 곡은 연주를 하면서 Looping 기계를 이용하여 선율과 리듬을 덧입혀 가는데 이는 마치 3~ 4인의 연주자가 동시에 연주하는 효과를 낸다. 음의 선들이 덧입혀져서 때로는 물결처럼 흘러가다가 어느덧 리듬이 되고 그 리듬위에 타악기적 효과들이 겹쳐지면서 미니멀적이면서 역동적인 음향을 만들어낸다. 굿거리, 자진모리, 휘모리 등 전통적인 리듬과 선율을 사용하고 있지만 장단감을 배제하고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방식을 통해 긴장감과 현대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의도하였다. 2002년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초연

7~9 : <배음조 허튼 가락> / Scattered Melody in Baeeumj / 작곡: 이건용
저속음을 위한 현을 풍부히 가지고 있는 거문고의 특징을 잘 살리고자 하는 작곡가의 의도가 드러나 있는 곡이다. 작곡가는 허튼 가락이란 제목을 통해 ‘산조(散調)’를 풀어놓은 말이라기보다는 장단의 틀조차도 없이 그대로 분방하게 펼쳐진 곡을 의미하고 있다고 말한다. 단 악장으로 되어있는 이 곡은 구조적으로 느슨한, 그리고 악기의 성능을 이렇게 저렇게 탐색하는, 일종의 토카타라고 할 수 있으며 자연 배음이 주는 편안함과 풍부한 음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고요한 명상의 분위기와 몰아치는 듯 현란한 선율, 그리고 개방현을 풍부하게 사용하여 거문고가 가진 색다른 음향을 들려주고 있다. 거문고적인 관습에서 많이 벗어난 것 같으면서도 거문고가 가진 보편적 특성을 잘 이끌어내어 새로움을 주는 작품이다. 2002년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초연.

10 : 거문고 소품 중 <클래식> / Classic / 작곡: 이태원
이 곡은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다. 가장 거문고적인 주법과 음으로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클래식’의 주제는 그 제목처럼 고전적인 2분법을 따른다. 격렬하고 저돌적인 첫 번째 주제에 이어 얌전하고 내성적인 두 번째 주제가 나타난다. 그 둘이 서로 순환하는 과정을 통해 각 주제의 내적 지향의 감추어진 면들을 드러내고 각 지향의 극점이 형성되는 과정이 간명하게 전개된다.
그리 길지 않은 단악장의 짧은 곡이지만 밀도와 집중력이 높아 연주하기 녹록치가 않다. 거문고곡 제목으로는 생소하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제목에 대하여 작곡가는 “ 소나타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이 국악작곡의 과정이라면 아예 소나타라고 명명된 국악기 곡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없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까...” 라고 말하고 있다. 2005년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초연

11. 독주곡 54번 <큰 나무의 이야기, 셋> / Three Stories from the Big Tree / 작곡: 이성천
나의 아버지(허규: 1934~2000, 연극 연출가)와 작곡가 이성천 선생님( 1936~2003). 두 분은 큰 키와 조용한 성품이 닮으셨을 뿐 아니라 평소 문화 예술에 관한 깊은 공감대를 나누셨고 작곡가 이성천 선생님께서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을 매우 애통해 하셨다. <큰 나무 이야기 -셋>은 그러한 마음을 담아 “故 허규 1주기 추모식”에 작곡가께서 헌정한 곡이다. 지금은 두 분이 만나 음악과 예술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담소를 나누고 계시리라. 단 악장의 곡으로서 큰 나무였던 고인에 대한 작곡가의 담담하면서 애절한 소회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생전에 소탈하고 순수하셨던 두 분을 생각하며 거문고 자체의 담박한 소리를 살려 연주하였다. 2000년 허규 1주기 추모식 초연

독주곡 54번 <큰 나무의 이야기, 셋>-- 이성천
-허규님의 가심을 추모함-

나는 풀과 함께 자랐습니다.
봄 여름 가을
우리는 친구로 컸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
따스한 햇빛이 우리를 벗겼습니다.
옛 친구들은 보이지 않고
새 모습들이 내 주위에서 자랐습니다.

겨울이 여러 번 지나는 동안
나는 훌쩍 컸습니다.
새들도 집 짓고
벌레들도 찾았습니다.
튼튼한 가지가 뻗고
푸르고 살진 잎사귀들이 꽉 찼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찾아
내 그늘 아래서 쉬었습니다.

나는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온갖 생물들이 나를 타고 앉아 있거나
비바람이 몰아칠 때면
내 가지가 찢어질 듯 아픕니다.
사람들이 종일 내 뿌리를 밟고 앉으면
나는 물을 먹을 수 없도록 고통스럽습니다.
그 때마다 내가 큰 나무라는 것을 떠올립니다.

더 많이 내 위에 앉기를 원하고
더 많이 나를 밟기를 원합니다.
나는 큰- 나무니까요.


12~14 : <고춤> / Geomungo Dance / 작곡 : 이해식 장구: 유경화
단 악장으로 된 고춤은 총 8개의 section으로 이루어졌다. 리듬의 역동성, 의도적인 악센트, 여음을 리드미컬하게 끊어주는 술대의 사용이 이 곡의 특징이다. 자유뷴방한 선율을 연주하기위해 민첩하게 괘를 이동해야 하고 장구와 3:4 리듬대립위에서의 빠른 연주, 이질적인 음의 사용 등 그 기교적 난해함 때문에 초연 이후 악보 속에 잠잠히 있어야만 했던 곡을 8년 만에 연주, 녹음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작곡가 특유의 리드미컬하고 역동적인 분위기로 거문고의 기교를 맘껏 드러내는 이 곡을 통해 점잖고 묵직한 거문고가 아닌 검은 학이 날아와 춤추게 만드는 거문고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1998년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초연


15 : <거문고 소품> 중 ‘책상은 책상이다’ / Desk is Desk / t작곡: 이태원
작곡가는 말한다. “피터 빅셀의 동화 ‘책상은 책상이다’의 주인공에게 책상 대신 거문고를, 언어 대신 음향을 준다면 그는 아마도 거문고에 부여된 사회적 기호(술대, 줄, 괘, 현침 등)로 거문고를 호출하지 않으리라... 음악과 언어는 다르지만 비슷한 점이 있다면 그들이 남에게서 남에게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자신에게만 무언가를 지칭하는 언어는 이미 언어가 아니다. 음악도 그렇다. 작곡가의 음악은 특히 그렇다...” 거문고 소품 “책상은 책상이다”는 거문고답지 않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거문고를 만지고 두드린다. 술대는 쥐지 않고 흔들고 때리며 줄과 현침의 영역도 구분되지 않는다. 괘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으며 줄은 괘에 의존하지 않는다. 술대로 줄에다가 글씨도 쓴다. 지극히 거문고답지 않은 이 곡이 거문고의 새로운 음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실험을 해왔던 본인에게는 매우 친숙하고 즐거운 곡이었다. 2005년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초연

-작곡가-
황병기Hwang Byungki-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성천Lee Seongcheon- 전 서울대학교 교수,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이해식Lee Haesik- 영남 대학교 교수

이건용Lee Geonyong- 한국 예술 종합학교 교수

이태원Lee Taewon- 서울 대학교 졸업. 민족음악 연구회 회원

-연주자 -
김정수(장구) : 용인대학교 한국 음악과 교수
유경화(장구) : 서울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스텝-
프로듀서 : 오대환(씨엔엘 음악감독)
녹음 및 믹싱 스튜디오 : 스튜디오 519
녹음 및 믹싱 엔지니어 : 이한철, 오영훈 (책상은 책상이다- 이태원)
마스터링 스튜디오 : 서울 사운드
마스터링 엔지니어 : 이태경
사진 : 양진
디자인 : 김은정
영문번역: 임경현

허윤정의 좁은 길·넓은 뜻 - 이소영 (음악평론가)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은 거문고 이외에도 재능이 참 많은 사람이다. 그가 예술적 재능이 많은 데에는 집안 환경의 영향도 크다. 어렸을 때부터 그의 부친 故 허규 선생이 펼치는 예술공간을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까닭에 민속악을 비롯한 전통예인들의 음악하기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그의 다양한 음악경험에는 교육적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데 예원학교에서 한국무용을, 국립국악고등학교 시절에는 사물놀이 팀에 합류하여 타악 훈련을 강도 높게 받았으며, 아쟁연주에도 능숙하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그의 능력을 잘 포장하여 상품화 하는 것은 매우 손쉬워 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허윤정이 가는 길은 그다지 녹녹치 않아 보인다. 혹자는 이것이 거문고가 가야금, 해금 등에 밀려 점점 주변적 위치로 전락하고 있는 외부적 영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공간에서 다양한 실험을 통하여 창작과 연주를 해오고 있는 그가 전통 거문고에 우직하게 매달려 거문고음악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그의 음악적 행보는 외부 환경의 영향과는 별 상관이 없는 듯 하다.

언젠가 사석에서 들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려’ 한다는 허윤정의 말은 그의 음악적 방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허윤정이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혀 거문고에 집중하고자 하는 까닭은 다름 아닌 거문고에 대한 음악적 확신 때문이다. 이는 과거 ‘전통음악의 백악지장인 거문고’라는 복고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일차적으로 거문고에 잠재되어 있는 무한하고 객관적인 음악적 가치 그 자체에서 비롯된 확신이다. 또한 서양음악으로의 무비판적 동화현상이 만연한 지금의 세태에서 거문고의 악기적 특성이야말로 한국 고유의 음악적 특성을 올곧이 견지할 수 있는 중요한 핵심이요 방법론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단순한 국수주의적 발상에서 거문고를 옹호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간의 다양하고도 실험적인 음악작업을 통해 여실히 증명된 바 있다. 또한 허윤정은 동시대인들과의 음악적 소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손쉬운 상품화 전략에 대한 신중한 태도와 냉철한 인식 또한 견지하고 있다. 이처럼 이 시대에 소통하는 음악을 만들고자 하면서도 과거 거문고가 성취했던 음악적 진정성과 예술성을 오늘의 감성에 맞게 적용하려는 그의 길은, 그런 의미에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합류할 수 있는 넓은 길이 아니다.

그간 거문고의 음악세계는 소위 정악으로 분류되는 음악을 통해 개화하였고 이후 민속악을 통해 만개하였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거문고 작품은 가야금의 그것과 달리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창작곡 수에서 열세에 놓여있다. 거문고의 위상이 축소되면서 창작곡이 덜 양산된 면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창작곡이 양산되지 않음으로 해서 더욱 거문고 음악행보를 위축 시켜온 악순환이 지속되었던 것이다. 다양한 창작곡의 절대적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감하고 있는 허윤정은 거문고 음악의 외연을 더욱 넓히고 그 내포를 깊게 하고자 하는 여러 방법의 하나로서 거문고 창작곡의 위촉과 초연에 앞장서 활동해 왔다.

그 결과물의 하나인 이번 음반은 그 동안 허윤정이 위촉, 초연했던 작품 중에서 순수한 거문고 독주곡 만을 수록하고 있다. 작곡가로는 이해식, 이성천, 황병기, 이건용, 이태원의 거문고 독주곡과 함께 자신의 자작곡이 들어있는데 전체 7곡 중 4곡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2세대 작곡가들의 작품에 해당한다. 허윤정은 한국음악이라는 보다 큰 틀 안에서 이미 각기 고유의 개성적인 음악세계를 이루고 있는 작곡가들에게 창작곡을 위촉함으로써 거문고의 기법적,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대시켜 오고 있다.

어찌 보면 이 음반에서 전통음악에 덧붙여지는 레퍼토리로서의 창작곡 연주라는 기존 관행을 그 역시 관성적으로 행하는 것 아닌가 쉽게 단정 지을 수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그를 지켜보아 왔던 나는 그의 이러한 시도에서 오히려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하려는 응축된 자유의 갈구를 느낀다. 허윤정이 품고 있는 자유의 몸짓은 번쩍거리는 장신구를 달아 눈길을 끄는 식의 외적인 파격이나 외마디 울림 없는 비명으로 사람의 시선을 끄는 치기어린 반항 및 일탈과는 다르다. 외적인 포장이 지나쳐 내적 질의 완성도가 간과되고, 국악의 발전방향이 문화의 논리가 빠진 채 산업의 논리로만 경도되는 것에 대하여 음악의 진정한 가치는 그 음악적 질과 진지한 예술정신에 있음을, 그리고 다른 것에 힘입지 않고 온전히 거문고의 힘으로 극복해 나갈 것임을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음반은 평소 이성과 감성이 잘 조화된 허윤정의 연주 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중용의 미학이랄까, 과한 것은 모자라는 것보다 못하다는 옛말처럼 그의 연주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거문고가 빚어내는 음악 자체에 몰입하고 초점을 맞추어 거문고와 그 음악의 아름다움을 충실히 드러내고자하는 거문고 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제 우리는 허윤정의 음반 ‘7개의 시선’에서 각각의 색깔과 음악적 내용이 확연히 다른, 밀도 높은 창작곡 연주를 들으면서 깊은 손맛이 배인 다양한 음식을 먹는 것 같은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허윤정 특유의 음악 세계에 푹 젖을 수 있을 것이다.

-허윤정-
예원학교 무용과 졸업
국립국악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예술철학 박사과정 수료
서울 시립 국악관현악단 단원 및 부수석 역임
서울대학교, 전북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목원대학교 출강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중앙대학교 출강
무형문화재 제16호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 이수자
솔리스트 앙상블 ‘상상’ 동인
민족음악 연구회 회원
황득주, 하주화, 김경배, 황해영, 김선한, 이재화 선생님께 거문고 사사
김용배, 전수덕, 남기문, 박은하, 방승환 선생님께 사물놀이 사사
최현, 장향미 선생님께 한국무용 사사
박종선, 이태백 선생님께 아쟁산조 사사

[주요 연주 경력]
2006. 제8회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거문고 현대음악의 밤“ 바람의 흔적”> (KOUS)
한. 불 수교 120주년 기념 공연 “Cross Link"(국립국악원 예악당)
통영 국제음악제 연주. (통영 문화회관)
한국 국제 교류재단 주최 영국, 프랑스 공연. (런던 아시아하우스, 브루나이갤러리 렉쳐 씨어터, SOAS), 파리 문화의 집, 니스 아시아 박물관)

2005. 황병기 음악세계 ‘심연의 발견’ (금호아트홀)
김해 문화의 전당 개관 축하 공연(김해 문화의 전당)
허윤정 제6, 7회독주회 자연음악회 ‘악방’.(남산골한옥마을, 모차르트홀)
KBS 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협연 (국립국악원 예악당)

2004. 일본 동경 한일 음악교류공연 "흑우 김대환 추모음악회" (동경 FM홀)
제2회 "세계음악 공연 동+서" (연세대 윤주용 홀)
제5회 허윤정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75분 전바탕 독주회 "흩은 가락"(국립국악원 우면당)
예술축제 FAM "Sacred Voices" (조계사 야외무대)
제7회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Opening Stage (홍대 Fringe Street)
"Voice of Asia - Free Music Festival"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 명인홀)

2003. 제4회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여백” (KOUS 한국문화의집)
한국 전자음악협회(KEAMS) 서울 국제 컴퓨터 음악제(문예회관 대극장)
국제 교류재단, 오클랜드 공동 주최 “Auckland Festival '03” (St Matthew in Auckland city. Newzealand)
KBS 국악 한마당 특별기획 “고려가요의 부활” 작곡, 연주 (KBS 홀)
San Jose Chamber Orchstra와 거문고 초연곡 협연 (Le Petit Trianon, San Jose, U.S.A)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기획공연 "새 봄을 위한 무브먼트“ (문예회관 예술극장)

2002. 국제 교류재단 주최 "Fall to Winter :A Concert of Hwang Byung-ki's Music"(금호 갤러리)
제 3회 허윤정 거문고 초연 음악 독주회 “黙音” (국립국악원 우면당)
ECM Label 독일 연주가 “Stephan Micus 내한 공연”에서 협연.(호암아트홀)
2002‘ 한.일 월드컵 조직위원회 주최 “Media Night" (코엑스 오디토리움)
KBS FM 주최 초청공연 “오랜 친구, 새로운 음악” (현대 아트홀)

2001. 예술축제 [전통+현대] (문예회관 대극장)
동아시아 금교류회 주최, 중국 연변 예술대학 초청 '한국 琴 음악연주회" (연변 예술대학 연주홀)

2000. 세계찰현악기 페스티벌 참가-아쟁연주 (일본 동경, 분까무라 극장)
제2회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感"허윤정

1999. 제46회 KBS FM국악무대 “1999, 명인과 그 미래” (KBS홀)
제1회 전주 산조 페스티발 (전주 다문, 교동거리)
국립국악원 주최 “거문고 역사 축제”(국립국악원 예악당)

1998. 일본 문학사<地球社>주최[地球의 詩祭] .(일본 동경)
26th PAN MUSIC FESTIVAL '98 (문화일보홀)
제1회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개최 (국립국악원 우면당)

1997. 국립국악원 주최 차세대 명인의 무대 "예감" 협연 (국립국악원 예악당)

1996. <삼성 나이세스>주최 "젊은 산조" (연강홀)

1995. 'KOREA CULTURE PROGRAM' 독일, 폴란드, 체코, 영국, 프랑스 5개국 순회연주(한국 국제교류재단 주최)

1994. 삼성 나이세스 주최 “젊은 산조” (연강홀)

1993. 한, 중, 일 전통음악의 밤 (일본, 동경)

1992. FM 창작음악의 밤(KBS 홀)

1991.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협주곡의 밤” 협연(세종문화회관 소극장)

1990. 정악원 주최 신인음악회(국립국악원 우면당)


허윤정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거문고 연주자이다. 초등학교 때 당대의 명무 최현 선생에게 한국무용을 배우기 시작하여 예원학교에 입학, 무용가로서의 꿈을 꾸었으나 국립국악고등학교에 진학하여 거문고를 만나게 되면서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된다. 소박하면서도 담백하고, 연주자에 따라 새롭게 태어나는 거문고 산조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허윤정은 이 후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전통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에서의 거문고부수석과 서울대학교, 중앙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목원대학교, 전북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윤정은 거문고 연주자로서는 드물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전통음악, 창작음악, 즉흥음악, 현대음악, 아방가르드, 타 장르와의 접목 등 악기와 음악의 한계를 넓혀가는 그의 행보는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다. 7회에 걸친 개인 독주회를 비롯 '국립국악원 선정 차세대 명인 "예감"에서 국립국악원과 협연, KBS FM 국악무대 기획 '1999 명인과 그 미래'에서 연주, 독일의 작곡가 겸 연주가 스테판 미쿠스와의 듀오 협연, 미국 산호세 쳄버오케스트라와의 협연, KBS 국악관현악단과의 협연,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Opening Stage, "Voice of Asia - Free Music Festival"에서 세계 각국의 연주자들과의 즉흥연주 등등 다수의 국내공연과 해외초청 공연을 통해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이고 유연한 감각의 거문고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윤정의 진지한 음악정신과 도전정신은 국악계를 넘어서 문화예술 전반에까지 그 시야를 넓히고 있으며 75분 전바탕 산조 연주회를 해낼 만큼 탄탄한 전통음악의 성음 위에서 거문고만의 독특하고 새로운 음향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치우침 없는 균형감각과 작가주의적인 음악세계를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평론가 글-

허윤정은 거문고의 특성또는 한계로 불려지는 것들을 전통음악으로 탄탄하게 다져진 실력위에서 거문고와 자신의 매력으로 수용하고 있는 연주자이다.... 2002년 -평론가 윤중강-

거문고와 함께 자신의 젊음을 불태우는 연주자의 삶이 풍류객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 때, 허윤정은 이 시대의 진정한 풍류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풍류는 삶을 담은 고독한 번뇌가 함께 하는 것이다. 그의 연주에서 풍기는 고독은 어쩌면 그에게 진정한 예술가의 고뇌가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는 듯도 하다. -2002년 평론가 전지영
Best viewed with MS Explorer 5 at 1024x768 * Copyright ⓒ 2000 Changkwan Jun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