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아·박옥진 자매의 국악세계
글 / 이 보 형(한국고음반연구회 회장)
한때 남도 국악인들이 여성국극으로 천하를 뒤흔들던 시절이 있었다. 유명한 여성국극단이 공연하게 되면 지방마다 많은 관중이 모여들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뤄 유리창이 깨어지고 포장이 찢어지는 수가 많았다. 그때 그 시절 참 잘 나가던 여성국극 명배우들이 많았지만 가장 인기 있던 명배우들이 가운데 박보아 박옥진 자매가 있었다.
박보아 박옥진 자매는 전라남도 진도 출신으로 인물 좋고, 목 좋고, 재주 있어 여성국극 배우로 명인 소리를 들었을 뿐 아니라, 남도 잡가로도 첫손을 꼽는 명창들이었다. 그들이 부르는 육자배기와 흥타령 개고리타령은 천하일품이라 탄복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제 세월이 바뀌어 영화가 보편화되고 서양음악이 판을 치면서 전통문화가 무너지고, 여성국극도 쇠퇴하였고, 그 좋은 남도잡가를 알아주는 이도 드물게 되었다. 그 유명한 박보아 박옥진 자매도 할일 없이 서울에 묻혀 살고 있으니 어찌 아니 아까울까? 지금도 그를 기억하는 고로들은 세상이 참 아까운 명창을 잊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다.
조순애, 박송희 명창과 같이 그를 기억하는 국악인들이 이를 아깝게 여기고 그의 소리를 기록하여 음반으로 출반되기를 기대하고, 노재명씨를 통해 한국고음반연구회 정창관 회원에게 연락하였다. 그 동안 정창관 선생은 숨은 명인명창들을 발굴하여 사비로 음반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제 세월이 흘러 박보아 명창은 팔순을 넘었고, 박옥진 명창은 칠순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다. 고령이라고 극구 사양하는 것을 박송희 조순애 명창이 서둘렀고, 음반 녹음에 동참하였다. 어찌 보면 자매의 음반을 만드는 일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두 자매 명창을 아끼는 조순애, 박송희 명창이 자청하여 녹음에 참가하여 소리를 받았고, 윤윤석, 원장현 후배 악사들이 무보수로 반주 악사로 나선 것이다. 모두 다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 해서 박보아 박옥진 자매의 소리를 담은 음반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음반에는 박보아가 부른 단가 천생아재 한 마디, 판소리 이별가 한 대목도 담았고, 박옥진이 부른 창극소리 금강산타령, 달이 떴네·아름답다 선경이여를 담았다. 박보아, 박옥진, 조순애, 박송희 명창이 서로 돌아 가며 메기고 받아서 남도잡가 긴육자배기, 자진육자배기, 삼산반락, 개고리타령, 흥타령 그리고 구음도 담았고, 1961년에 박보아가 녹음한 성주풀이, 진도아리랑 자료가 남아 있어 이것을 끝에 첨부하였으니 이것은 한때 남도 잡가 명창으로 천하에 이름이 드높던 박보아 박옥진 두 자매 명창의 기념비적인 음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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