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재 김영택 명인의 음반, 값진 문화재의 기록보존
글:이보형(한국고음반연구회 회장)
김영택(金永澤:본명)은 황해도 피리 삼현육각의 마지막 보유자이다. 그는 피리 삼현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은률탈춤 기예능보유자로 인정되었다. 그는 전문적인 국악인으로 피리 삼현 뿐 아니라 서도소리에 능하고 또 서도 재담도 잘하는 훌륭한 국악인이다. 황해도 음악은 지금 매우 전승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기에 그의 예술은 매우 귀중한 것이다.
김영택은 1919년에 황해도 은률군 일도면 농림리에서 출생하였다 한다. 8세에 평안남도 용강군 진남포에서 살면서 소학교를 다녔고 14세 때 평양에 가서 국악에 입문하였는데 외사촌이 되는 최경명 명인에게 소리를 배웠다 한다. 지금은 작고하였지만 최경명은 소리, 탈춤, 해금의 명인으로 뒤에 월남하여 봉산탈춤 기예능 보유자로 인정되었었다.
김영택은 17세 무렵에 다시 은율에 살면서 김순명 명인에게 1년간 피리 삼현육각을 배웠는데 그 때 배운 삼현육각은 긴영산, 염불, 도드리, 늦타령, 자진타령, 굿거리 등 여러 가지였다고 한다.
그는 황해도에서 국악활동을 하다가 월남하여 서울시에 살면서 은률 탈춤의 반주를 했는데 1982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61호 은률탈춤 반주음악 기예능보유자로 인정되었다. 지금은 경기도 포천에서 살고 있다.
이 음반에 취입한 것은 그가 보유하고 있는 은율 삼현육각과 경서도소리이다.
삼현육각은 황해도 은률지방에 전승되는 삼현육각이다. 삼현육각이란 본디 목피리, 곁피리, 대금, 해금, 장고, 북으로 편성되어 연주되는 여러 음악들을 가리키는 말인데 이것은 춤, 놀이, 행진 등에 쓰이는 음악이다. 은률지방에 전승되던 삼현육각에는 긴영산, 염불, 도드리, 늦타령, 자진타령, 굿거리, 당악, 길군악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한다. 이 음반에 취입한 것은 긴염불, 자진염불, 늦타령, 자진타령, 당악이다.
경서도란 황해도 평안도와 같은 서도지방과 경기도지방을 함께 가리키는 말이다. 경서도소리란 경서도에서 전승되는 민요 잡가 등의 노래들을 가리킨다. 즉 서도소리라는 말과 경기소리라는 말을 함께 이르는 말이다. 서도소리는 처량하고 대륙적인 꿋꿋한 맛이 있다. 경기소리는 경쾌하고 구성진 맛이 있다. 김영택이 이 음반에서 부른 경서도소리에는 창부타령 및 태평가, 늘난봉가 및 자진난봉가, 산염불 및 자진염불, 발림, 병신난봉가, 변강수타령이며 여기에 태평소가락으로 돔부리와 자진모리를 끼어 넣었다. 여기에서 창부타령, 태평가는 경기민요이며, 늘난봉가, 자진난봉가, 산염불, 자진염불, 발림, 병신난봉가, 변강수타령은 서도소리이며 돔부리와 자진모리는 은률지방의 태평소 기악곡이다. 김영택은 피리 삼현의 명인이지만 한편 태평소와 소리에 능하며 특히 서도소리와 재담과 연기에도 능하다.
늦게나마 김영택 명인의 귀중한 음악이 한국고음반연구회 정창관 선생의 노력으로 출반하게 되었으니, 고마운 일이다. 또 하나의 값진 문화재의 기록이 한 개인의 힘으로 보존되게 되어 매우 기쁘다.
2000.09.14.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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