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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음반연구회 이보형 회장님이 2009년 11월 17일 제16회 방일영
국악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자장면 시켜먹으며 한탄하시던 그 말씀..... 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정창관 선생님과의 인연도 2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1989년 3월 1일 오후 2시에 한국고음반연구회를 창설하기 위해 몇 사람과 같이 선생님 댁을 방문하여 연구회 설립 취지를 말씀드렸을 때, 흔쾌히 회장직을 수락하게 되면서 한국고음반연구회의 역사는 시작되었고, 선생님과 저의 인연도 시작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음반학에 관한 학술지, ‘한국음반학’을 출반하게 된 것도, 선생님이 1960-80년도에 전국을 다니면서 녹음한 귀한 자료로 한국음반학의 부록음반으로 출반하게 된 것도, 음반에 관한 학술대회를 개최한 것도, 유성기음반(주로 광복 이전)에 담긴 우리의 전통음악을 그대로 연주하는 복원연주회를 개최하고, 한국음반 전시회를 개최한 것도 모두 선생님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것입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의 로버트 프로바인 교수는 음악 학술지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의 음악과 관련된 음반과 같이 출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음반을 학술지와 같이 출반하는 예는 없다고 하시면서, 한국음반학 학술지를 극찬하시었습니다. 이제 선생님이 창립하신 한국고음반연구회의 제20회 한국음반 학술대회·복원연주회·전시회를 앞에 두고, 국악계에 최고의 권위를 가진 방일영 국악대상을 수상하게 되니 더욱 감개가 무량합니다. 은행생활을 30년을 한 제가 지금은 국악계에 이렇게 활동하고 있는 것도 다 선생님으로부터 듣고 배운 지식 때문입니다. 공릉동의 선생님 집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으면서, 선생님은 누가 돌아가셨는데, 살아 계실 적에 그 분의 음악을 녹음하지 못하였음을 아쉬워하곤 하였습니다. 그럼 내가 녹음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 하고, 1998년에 시작하여 1년에 한 장씩 출반하는 정창관국악녹음집이 벌써 12집이 나왔습니다. 2007년에는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발굴한 1896년 7월 24일 녹음의 ‘한민족 최초의 음원’ 음반을 출반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은, 선생님이 돌아가신 명인 명창들의 못 다한 녹음을 한탄하지 않았더라면 제가 어찌 이 일을 시작하였겠습니까? 잃어버린 소리, 날아간 소리를 후손들에게 남기기 위해 제작하고 있는 정창관국악녹음집의 해설서는 언제나 선생님의 소개 글로 시작합니다. 저의 집이 선생님과의 집과 가까운 지라, 선생님을 자주 모시면서 들었던 풍월로 지금은 국악방송도 하고 있고 , 국악에 관한 글도 쓰고, 선생님의 권유와 후원으로 지금은 문화체육관광부 전통예술경연대회 평가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선생님이라는 기댈 언덕을 믿기 때문에 과분한 직책을 맡았습니다. 선생님이 지금까지 국악계에서 묵묵히 해 오신 일들이 이제야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국악계에 더 높은 일들을 해주시고, 저희들도 계속해서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선생님, 항상 건강하시고, 다시 한 번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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