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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情)의 의미 한국고음반연구회 회원 · HSBC은행 부지점장 정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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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이라는 말을 가장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창녕중학교 2학년 국어시간, 처녀 국어선생님(장영자:현재 대구에서 국어선생으로 재직하고 있음)이 들려준 <정의 의미> 때문이다. 1965년 당시에는 20-30리(10리는 4 Km)는 걸어다니는 것이 당연했고, 누런 호박은 중요한 식량원 중의 하나이었으면, 대부분 가난했다. 내용의 줄거리는 이렇다. 옛날에 한 어머니가 있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이 집안에는 출가시킨 딸이 30십리쯤 떨어진 곳에 역시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8월 어느 몹시 더운 날 외손자의 돌을 맞이하여 딸네 집에 가게 되었지만, 외손자의 돌맞이에 가져갈 것이라고는 작년에 따서 부엌에 매달은 놓은 누런 호박 한 덩이뿐이었다. 어머니는 그 호박을 머리에 이고 땀을 뻘뻘 흘리며 3-4시간을 걸어, 그리던 딸네 집에 도착했다. 아들의 돌맞이이지만 딸네집도 가난하여 준비한 것이 없어, 돌맞이 음식으로 어머니가 가져온 호박으로 죽을 쑤어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다음날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가게 되자 어머니에게 줄 것이라고는 역시 작년에 수확한 누런 호박뿐이었다. 이 딸은 어머니에게 제일 큰 호박을 선물하였다. 어머니는 어제와 같이 땀을 뻘뻘 흘리면 무거운 호박을 머리에 이고 3-4시간이나 되는 길을 돌아오고 있었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흐뭇하기만 했다. 우리가 볼 때에는 어머니는 쓸데없이 호박만 머리에 이고 무더운 길을 왔다갔다하여 고생만 한 셈이다. 허나 어머니는 호박이 무겁다고 생각하지도 고생스럽다고도 생각하지 않했다. "무엇 때문일까?"라고 질문하시고는, 한참이나 정적이 흐른 후에 그것은 "정 때문이다. 자식에 대한 정과, 부모에 대한 정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정의 의미>라고 했다. 이 이야기가 나의 뇌리에 각인된 후부터 나는 사랑이라는 말보다 정이라는 말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만약 선생님이 그 때 정이라는 말 대신에 사랑이라고 말씀했더라면 나는 아마 이 이야기를 잊어버렸을 것이다. - 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