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나의 생활"                                                                                            

정 창 관 / 한일은행 부산 부전동지점  


  이제 음악은 나의 生活에 너무나 깊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나의 生活에서 음악을 분리시킨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출근하기 전에는 베토벤의 "운명" 1악장을 즐겨듣는다. 이것을 듣노라면 가슴에선 삶의 의지가 용솟음치면서, 오늘도 열심히, 보람있게 보내야 한다는 의욕에 두손을 불끈 쥔다. 나는 "드보르작"의 신세계는 "꿈속의 고향(going home)"으로 알려진 선율보다 플루우트와 오보에 세잇단음표로 시작되는 부주제를 더 좋아한다. 훗날에 주님이 나를 부르면 나는 이 부주제를 들으면서 가고 싶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협주곡 e단조는 그리운 사람에 대한 추억을 회상시켜준다. e단조와 함께 만났다가 e단조를 들으면서 떠났기 때문이다. 일요일에는 베토벤의 "장엄미사곡"이 좋고, "그레고리안 성가"도 좋다. 퇴근하고 돌아와서는 "비발디"의 "사계"가 좋고, 가벼운 현악 4중주가 피로를 씻어준다. 국경일이나 경축일에는 나는 안익태 선생님의 "한국환상곡"을 꼭 듣는다. 여기엔 우리 민족의 발자취와 수난을 그린 역사가 있다.

  나는 어떤 음악을, 누구의 음악을 특히 좋아한다고 얘기하기보다는 음악이란 때와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작년 5월엔 유진 올만디옹의 싸인을 받았고, 지난 9월엔 로얄 오페라(Royal opera)의 "마적"을 보러 가서, 쉬는 시간에 Colin Davis의 싸인도 받고, 대화를 나누는 영광도 가졌다.

  레코드 커버와 음악세계를 통해서만 보던 세계적인 지휘자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는 것은 나에게는 커다란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곧 2막이 연주될테니 빨리 당신의 자리로 돌아가십시오."라는 말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 나는 오늘도, 유명한 연주자가 내한하면 그들의 음악을 들으러 가기 위하여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으고 있다.

  친구들은 "지금 바이올린을 배워서 뭐 하겠느냐?"라고 핀잔을 주지만 난 조급함이 없다. 마지막으로 "신세계"를 듣는 그 순간까지 배울려고 결심을 했고, 배운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즐거움이다.

  나의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도 듣고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직장에서도 의식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는다. "항상 들어도 똑같은 음악같소..."라고 얘기하지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