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 명곡 비교 순례   칼 오르프 의 [카르미나 부라나]                                                              

글 : 정 창 관 (음악칼럼니스트)

  칼 오르프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으로 일약 그를 유명하게 만든, 1935-1936년에 작곡한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는 1942년에 작곡된 [카툴리 카르미나(CATULI CARMINA)]와 1951년에 작곡한 [아프로디테의 승리(TRIONFO DI AFRODITE)]와 더불어 무대 형식에 의한 칸타타의 3부작 [트리온피(TRIONFI:승리)]의 제1부 작품이다.

  칼 오르프(Carl Orff)는 1895년 7월 10일 뮌헨에서 출생한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 작곡가의 한 사람이며 교육자이다. 일찍 부터 음악적인 자질을 발휘하여 16세 때인 1911년에는 50곡 이상의 가곡과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의한 합창, 관악 오케스트라, 2대의 오르간, 2대의 피아노, 2대의 하프를 위한 대작을 완성했다. 1930년경부터 칼 오르프는 독자적인 작곡 양식의 확립에 정진한 결과, 1936년에 이르러 그의 독자적인 수법에 의한 [카르미나 부라나]를 내놓게 되었다. 1949년에는 오페라 [안티고네] 등을 계속 발표하여 오페라 및 극음악 작곡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하게 구축한 그는 1982년 3월 29일 고향 뮌헨에서 사망했다. 그의 음악의 바탕은 음악 언어 동작(특히 무용적 요소)이라고 하는 3개의 기본적 요소의 완전한 일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것에 의해 이루어진 음악은  <세계>의 투영이라고 해서 자기의 극작품을 <세계극>이라고 불렀다. 이것은 그리스 고전극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그의 작품에 시종일관해서 나타나고 있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주제가 되는 소재를 전개함이 없이 반복하고, 형식이나 화성은 명징 간결하여 일관된 리듬이 두드러진 음악이며, 또 대위법적 수법을 완전히 배제하고 단선 음악 취급에 의한 투철한 구성상의 단순성을 끝까지 관철시킨 음악이다. [카르미나 부라나]에 의해 확립된 칼 오르프의 독자적인 양식은 이후의 그의 전작품을 규정하고 있으며, 동시에 그것은 새로운 무대 음악으로서 모색을 계속하는 현대음악의 한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되었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보이렌의 시가집]이라 뜻의 라틴어이다. 11-13세기에 유랑승이나 음유시인들이 노래한 도덕, 사랑, 유희, 종교 및 외설 등에 관한 시가집이 1803년 뮌헨 남쪽에 위치한 바이에른지방에 있는 베네딕트 보이렌 수도원에서 발견된 연유에서 [카르미나 부라나]란 이름이 붙었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악보에 의한 해독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추정으로 연주한 음반이 현재  하모니아 문디 등에서 발매되고 있다.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의 대본은  중세의 시가집 [카르미나 부라나]에서 24곡을 골라 낸 것으로, 칼 오르프는 [카르미나 부라나]의 작곡에서 [보이렌의 시가집]의 가사는 차용했으나 선율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전체 25곡은 <서곡>(2곡), 제1부 <봄의 노래>(8곡), 제2부 <주막에서>(4곡), 제3부 줄거리를 갖는 <사랑의 이야기>(10곡), <서곡>중의 첫째 곡이 마지막 25번 곡에서 반복된다.곡의 중심은 합창에 있으며, 소프라노, 테너, 바리톤의 독주자들은 부수적으로 설명을 보충하는 정도의 역할을 맡고 있다. 오케스트라는 대규모의 타악기(5대의 팀파니, 4개의 심벌즈, 3개의 종, 트라이앵글, 피아노  외 13종류)를 사용하여 강한 액센트의 합창 리듬을 산발적인 화음으로 강조해주고 있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기악의 반주를 가진 독창자와 합창을 위한 세속적 가곡이라는 일종의 무대형식 칸타타이다. 칼 오르프는 이 음악을 가수는 의상을 입고, 노래의 내용은 발레에 의하여 상징적으로 연출되는 극음악으로 작곡되었지만, 단순한 연주음악으로도 그 효과는 충분하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1937년 6월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의 시립 가극장에서 초연 되었으며, 3부작 전체는 1953년 봄 밀라노의 라 스칼라좌에서 행해졌다.

  첫 전개부터 충격과 감흥의 전율을 분출시키는 이 음악은 영화와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얼마전 TV드라마의 삽입음악으로 사용되어, 이 음반을 처음 듣는 사람도 첫 곡에는 매우 친숙해져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현재 [카르미나 부라나]의 음반은 오이겐 요흠(성음, DG), 안탈 도라티(성음, DECCA), 세이지 오자와(서울음반, RCA), 미셸 틸슨-토마스(지구레코드, CBS SONY)이 지휘한 4매의 라이센스 레코드와 페르디난트 리이터너(SKC, ACANTA), 헤르베르트 볼롬슈테트(POLYGRAM, DECCA)가 지휘한 2매의 국내 발매 CD와 10여매의 수입 CD가 선 보이고 있다.

오이겐 요흠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 관현악단,합창단 외

녹음: 1967년 10월  

시간: 총 58:20

(주)성음 LP SEL-200 141(DG)

  현재 25종 이상의 [카르미나 부라나]가 발매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 고전적인 명반으로는 오이겐 요흠이 1967년 10월 베를린에 있는 우파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이 음반을 꼽을 수 있다. 이 음반의 왼쪽 상단에는 작곡자가 직접 감수하고, 작곡자의 의도대로 연주되었다는 뜻에서 서명이 표기되어 있다.  오이겐 요흠은 1954년경 이 곡을 세계 최초로 녹음하였으며, 이 음반은 그의 두번째 녹음이다.

  [보이렌의 시가집]이란 뜻의 [카르미나 부라나]는 바이에른지방에 있는 수도원에서 발견되었고, 칼 오르프는 바이에른지방 북쪽에 인접한 뮌헨출신이고, 오이겐 요흠 도 바이에른 출신이다. 작곡자와 연주자가 동일한 문화권 출신이라는 것은 그들의 예술세계 표현에 공통점이 많다는 뜻이다.

  요흠은 작곡자의 친구로서 성실히 작품을 다루고 있으며, 확실한 리듬으로 불안정한 데가 없이 매끄럽게 곡을  완성시키고 있다. 합창은 웅장하면서도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는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 합창단의 가창력이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맑고 아름다운 정감에 싸인 목소리로 격조가 높고 우아한 노래를 들려주고 있는 베를린 출생의 소프라노 군들라 야노비츠, 독특한 음성과 음색으로 제12곡 <지난날 내가 살던 호수>에서 개성을 보여주고 있는 독일 태생의 테너 제랄드 스톨체,

위대한 예술 가곡 가수, 베를린 근교 출생의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가 표현해 내는 바리톤 독창곡 제4곡 <태양은 모든 것을 부드럽게>와 제16곡 <낮, 밤, 모든 것이>는 매우 아름답다. 3인 독창자와 합창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요흠의 절묘한 통솔력 아래 연출해내는 이 [카르미나 부라나]는 가히 명반이라 부를 만 하다.

  1975년에 (주)성음에서 라이센스로 발매되었으며, CD(수입)로도 판매되고 있다.  

로버트 쇼

애틀란타교향악단, 합창단 외

녹음: 1980년 11월 11-18일

시간: 총 60:31

텔라크(미국) CD-80056(수입CD)

  [카르미나 부라나]에 포함된 25곡에는 바리톤 독창곡 2곡, 소프라노 독창곡 4곡, 순수 관현악곡 1곡, 6인의 중창곡 1곡과 17곡의 합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7곡의 합창곡에는 11곡의 순수 합창곡과 독창자와 함께 부르는 6곡의 합창곡이 들어있다.

  위와 같이 [카르미나 부라나]의 승패는 합창단의 실력으로 그 우열이 좌우되고 있다. 그만큼 곡에서 합창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합창의 귀재라는 로버트 쇼가 연출해내는 이 음반은 그 멋진 합창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로버트 쇼(1916년 4월 30일 출생)는 1941년 뉴욕에서 학생합창단을 조직, 자신이 창안한 효과적인 훈련방법을 도입하여 명성을 얻은 후 1948년 40여명의 전문 성악가를 차출하여 자신의 이름을 붙인 로버트 쇼 합창단을 창단하였다.  합창 기교라는 점에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이 합창단은 로버트 쇼가 합창보다는 관현악단의 지휘를 많이 하게 되자 1966년에 해체되었다.

  지극히 아메리카적인 사운드라고 할 수 있는 음의 조성방법과 현대적인 음향을 구사하며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애틀란타교향악단의 생기있는 연주와 열연을 전개하고 있는 이 음반은 로버트 쇼의 성숙한 지휘와 합창의 어울림이 뛰어나며, 훈련이 잘된 합창단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장엄한 일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소프라노 쥬디스 블레겐, 바리톤 하칸 하게갈드, 테너 위리암 브라운의 열창 또한 훌륭하며, 특히 3부 <사랑의 이야기>에서 소프라노의 기교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애틀란타 기념예술센터에서 디지털로 녹음된 이 CD는 현재 수입 판매되고 있다.

제임스 레바인

시카고교향악단, 합창단 외

녹음: 1984년

시간: 총62:00

DG(독일)  415-136-2(수입CD)

  3명의 독창자와 어린이합창단을 포함한 대규모의 합창단과 18종류나 되는 많은 타악기를 보탠 관현악단에 의한 연주인 만큼 [카르미나 부라나]는 어떻게 다양한 음색을 훌륭하게 녹음에 표현하느냐에 또한 승패가 달려 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시카고에서 열리는 라비니아 음악제의 음악감독으로 임명(1973년)되어 1984년 제49회 시즌기간에 시카고교향악단과 녹음한 제임스 레바인의 이 음반이다.

  미국이 낳은 최초의 국제적인 오페라 지휘자 제임스 레바인은 1943년생으로 신시내티에서 출생했다. 1973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의 라파엘 쿠벨릭 음악감독 아래 수석지휘자로 추대되고 1975년부터 음악감독으로 정력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일반 관현악단의  지휘와 피아니스트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기가 지휘하는 오페라는 모두 암보로 연주하는 레바인은 오페라연주에서 쌓은 경험으로 [카르미나 부라나]의 독창이나 합창을 관현악과 절묘하게 조화시키고있으며, 관현악이 놀랄 만큼 빛나게 울려 퍼지면서도 독창이나 합창과의 합주부분에서는 결코 지나치게 울려 퍼지는 일이 없이 한계점에 도달해서도 잘 조화된 음악을 유지시키고 있다. 1891년에 창립된 시카고교향악단 특유의  윤기나고 빛나는 음색은 매력적이며, 다이나믹한 연주는 현대적인 감각을 잘 표현하고 있고, 특히 타악기군과 금관악기군은 아연해질 정도로 멋있다.

  소프라노 준 앤더슨, 테너 필립 크리치, 바리톤 B 바이클의 독창은 잘 다듬어져 정열적으로 부르고 있으며, 특히 제23곡 <사랑스러운 사람이여>에서의 소프라노 아리아는 과연 일품이다. 녹음도 우수하여 사운드스트림 녹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생생한 현장감을 재생하고 있다.

  1985년애 발매된 이 CD는 현재 수입 판매되고 있다.

앙드레 프레빈

런던교향악단, 합창단 외

녹음: 1974년 11월 25-27일

시간: 총62:38

EMI(독일) CDC 7 47411 2(수입CD)

  지휘자가 곡을 해석할 때, 작곡자가 곡을 작곡하였을 때의 악기를 사용하고 작곡자의 의도대로 곡을 연주하거나, 시대의 변화에 적응시켜 개량된 현재의 악기와 현대인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연주하는 방법이 있다. 요흠이 연주한 [카르미나 부라나]가 중세의 분위기에 기저를 두고 작곡자가 의도한 남부 독일 풍의 낙천적이며 정열적인 성향의 음악이라면 앙드레 프레빈의 [카르미나 부라나]는 현대인이 선호하는 분위기의 듣기 편한 음악이다. 이 두가지 형태의 음악은 연주의 우열을 논하기 보다는 듣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1929년 4월 6일 독일 베를린 출생의 앙드레 프레빈은 정통파 고전음악 지휘자가 아니다. 1945년 고등학교 졸업 후 MGM 영화사에 입사하여 1948년에는 최연소의 음악 감독이 되어 MGM의 영화음악을 지휘하고 재즈, 포플러 음악의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날리었다. 1967년 가을 존 바르비롤리의 후계자로서 텍사스주에 있는 휴스턴 교향악단의 음악 감독으로 영입되어 그의 포플러 음악에 친근해 왔던 많은 젊은이들을 고전음악 연주회의 청중으로 끌어들여 호평을 받았다. 1968년 9월 프레빈은 런던교향악단의 제8대 수석 지휘자가 되어 74년 11월 런던의 킹스웨이 홀에서 이 녹음을 완성했다. 79년 런던교향악단을 용퇴한 그에게는 런던교향악단 최초의 명예 지휘자 칭호가 주어졌다.    

  프레빈의 연주는 무엇보다 듣기가 편하다. 구두점이 잘 배려된 문장을 읽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알기 쉽게 들린다. 런던교향악단의 울림은 풍려한 색채감으로 빛을 발하고 있으며, 소프라노 세라 암스트롱, 바리톤 토마스 알렌, 테너 제랄드 잉글리쉬가 부르는 노래의 선율은 감미롭기까지 하다.  영화음악에서의 녹음의 예술적 효과가 이 음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75년 아날로그로 발매된 이 음반은 디지탈방식으로 재생되어 CD로 수입 판매되고있다.

마이클 틸슨-토마스

클리브랜드관현악단, 합창단 외

녹음: 1974년

시간: 총 62:00

CBS CCK-7088

  [카르미나 부라나]의 제3부 <사랑의 이야기>(15곡 - 24곡)는 "사랑의 신은 어디에서나 날아온다. 실연으로 상처 받은 한 사나이가 있었는데, 그는 때때로 붉은 옷을 입은 아름다운 처녀를 만나, 먼저의 실연을 탄식하면서도 이 처녀의 아름다움을 동경하게 된다. 짊은이와 처녀가 만나다면 거기엔 사랑이 싹틈은 자연의 법칙, 젊은이는 처녀에게 구애하게 되는데, 처녀는 사랑에 고민한다. 그러나 새로운 사랑에 기뻐하는 젊은이의 열렬함에, 이윽고 처녀의 심중에 사랑이 싹터서, 환희의 노래를 부르게 된다"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약관 30세의 나이로 클리브랜드관현악단 과 클리브랜드의 매소닉 오디토리움에서 녹음한 마이클 틸슨-토마스의 이 음반은 현대 젊은이의 청춘찬가와도 같은 샤프하고 발랄하고 경쾌한 리듬을 담고 있으며, 1975년에는 이 녹음으로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1944년 12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 헐리우드에서 출생한 틸슨-토마스는 생화학을 전공한 과학도였지만, 19세에 이미 청소년 음악가 재단 데뷔 오케스트라를 통하여 그 재능을 인정받고, 68년 탱글우드 음악제에서 쿠세비츠키상을 수상한 후 69년 보스톤 교향악단의 부지휘자로 임명 이래 본격적인 지휘자로서 확실한 자기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치밀한 앙상블을 자랑하는 클리브랜드 관현악단의 연주는 젊은 지휘자의 현대적인 감각의 경쾌한 해석으로 생기가 넘친다.  아름다운 발성의 소프라노 쥬디스 블로겐(로버트 쇼의 음반(1980년)에서도 소프라노를 부르고 있다), 드라마틱한 음성의 바리톤 피터 빈더, 밝은 음성의 테너 케네스 리겔의 노래는 젊음의 선율로 고조되어 있다. 각 부문의 세세한 음까지도 재생하고 있는 훌륭한 녹음이다.

 이 음반에서는 제9곡 <원무>을 관현악곡 부문과 합창부문으로 분리하여 26곡으로 표시하고 있다.

  1980년 지구레코드에서 라이센스로 발매되었으나 현재는 SKC에서 CD로 제작되어 CBS 레이블로 판매되고 있다.

* 하모니아 문디에서 발매된 원본 [카르미나 부라나] 음반 중의 1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