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주고 싶은 레코드-   만정(晩汀) 김소희(金素姬)의 판소리「춘 향 가」                                   

(중앙일보사 출반 <국악의 향연>에 포함된 음반)

 「판소리는 음악·문학·연극·무용의 여러 특질이 결합하여 짜여진 종합 예술이며, 판소리 음악 이전의 모든 음악 예술의 장점을 통합 정리하여 새로 창조된 민족적 전통 음악이다」(정병욱 지음 ;「한국의 판소리」)라는 판소리 학자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판소리만큼 홀대받는 음악 - 우리 국악 모두가 그렇지만 - 도 없지 싶다.

  3,000여매가 넘는 서양 음악 라이센스 레코드와 40종류의 오페라 전곡이 발매되어 있지만, 판소리 레코드 한 장을 레코드 가게에서 구입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나는 300여매의 내가 가진 국악 레코드에 애착과 긍지를 느낀다. 서양 음악 레코드는 그들이 간직하겠지만, 국악 레코드는 우리가 간직해야 한다. 초기의 국악 레코드(일제시대 S. P. 레코드)를 누가 소중히 간직하여 전했더라면, 지금 조상들의 한 맺힌 소리를 듣기 위해 이렇게 애를 태우지 않을 것인데…….

  내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국악 레코드들 중의 한 장이 김소희가 부른「춘향가」한 바탕이다.

  김소희의 본명은 김순옥(金順玉)으로 1917년 12월 1일 전북 고창에서 출생하여, 1920 - 40년대에 가장 큰 대중의 인기와 명성을 누렸던 여류 명창「이화중선」(1898 - 1943)의 소리에 매료되어 소리길에 들어선 다재다능한 예술인의 기질을 지니고 있는 여류 명창이다. 1964년에「춘향가」로써 중요 무형문화재 판소리 기능 보유자로 지정된 김소희는 김세종, 송만갑, 정정렬 바디(어느 명창이 짜서 부르던 판소리 한 바탕 모두를 가리킴)를 중심으로 극적 상황에 따라 선택하여 짠「만정판 춘향가」를 내어 놓았다. 여러 대가의 장점과 정수를 따서 엮었기 때문에 다채롭고 참신하면서도 엄정한 창법을 이어받았기 때문에 창의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권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만정판 춘향가」는 송만갑, 정정렬 이후 획기적인 역사성을 띤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만정판 춘향가」레코드는 1974(서울 스튜디오)에 녹음한 이 레코드와 1978년에 그의 환갑 기념으로 녹음한 사가판(私家版) 레코드(LP 6매) 2종류가 발매되어 있다. 두 레코드는 줄거리의 흐름에 있어서는 부분적으로 서로 다르다.

  이 레코드의 연주 시간은 5시간 18분 12초(LP 7매)로 북은 김명환 고수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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