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국악음반계를 결산한다.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회원) |
올해에도 삼성뮤직과 서울음반이 꾸준히 국악음반을 많이 발매하고 있다. 삼성뮤직은 일본인들이 녹음하여 'Sound Space'가 기획한 것과 자신들이 직접 기획한 음반으로 발매되고 있는데, 새로이 [악(樂)]이라는 레이블로 제작되고 있다. 'Sound Space'는 [젊은 산조]라는 이름 하에 일본인으로 하여금 이 땅의 젊은이들의 음악과 각지방의 굿음악 및 재즈와 국악의 크로스오버음악을 계속 녹음, 발매하고 하고 있다. 올해에는 [젊은 산조 3. 4], [해남굿] 및 [김석출 결정판], 김덕수와 레드선 그룹의 [From The Earth To The Sky], 이광수와 레드선 그룹의 [풍화]가 선보였다. 국악인으로서는 처음 전속계약되어 작년에 발매된 안숙선 명창의 [춘향가]전집에 이어, 올해에는 이생강 명인이 전속계약으로 [살풀이]와 [대금산조]가 나왔다. 우리의 전래동요를 피아노작품으로 표현한 임동창의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국악실내악단인 슬기둥의 음반 [From The Evening Tide Till The Coming Dawn]도 삼성뮤직에서 출반했다. 서울음반은 계속 다양한 형태의 음반을 제작하고 있다. 그 중에서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에서 판소리 장원자 1회부터 22회까지 21명(2회 장원자 조상현 제외)의 눈대목으로 기획하여 출반한 [득음] 4매가 가장 돋보인다. 장영찬 명창의 유족들이 제공한 녹음으로 제작한 장영찬 판소리 [심청가]와 [심청가 2·흥보가]가 눈길을 끌며, 탑기획이 기획한 [김옥심 경기민요]와 안향련 명창의 [심청가 눈대목]도 관심을 끄는 음반이다. 김무길의 신쾌동류 거문고산조 [퇴성]과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추성]이 동시에 출반되었다. 오아시스에서 발매된 대부분의 음반은 이전에 삼성미디어에서 할부판매용으로 출반한 음반의 재발매이며, 여성국극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선화공주]와 [콩쥐팥쥐]는 80년대 초의 녹음으로 CD음반으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여성국극음반이다. 모두 염가반이다. 지구레코드에서는 창극으로는 명반에 속하는 김연수 도창의 [창극 춘향전]을 재발매하였으며, 명인기획이 기획한 [버들피리 박산일]은 우리를 기쁘게 해준다. 우리의 국악음반이 버들피리의 음악까지도 담아내고 있다. 한국고음반연구회가 기획하는 명인명창선잡(10) [가얏고산조의 명인들 2]도 보인다. 신나라레코드에서는 판소리명창 [임방울전집] 한 장이 올해에 나왔지만 이 음반은 수년 전에 기획되어 이번에 제작만 된 것이다. 해동물산은'21세기를 위한 KBS-FM의 한국의 전통음악 시리즈 25-29' 5매를 출반했다. 일제시대 한국음악 유성기음반(SP)을 출반한 양대 산맥은 일본 빅터와 콜럼비아 음반회사였다. 빅터에서 출반한 음반은 서울음반이 1992년에 금속성 원반을 인수하여, 복각이 완료된 상태이다. LG미디어에서는 일본 콜럼비아가 소장하고 있는 한국음악 SP원반 2198면을 DAT테이프로 전량 인수하여 복각하기로 했는데, 총 14종 중 국악 12종를 끝으로, 국악음반의 영입이익이 부진하다고 작년에 출반을 중단하였다. 이미 녹음은 확보한 상태에서 손해가 나면 얼마가 난다고 LG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국악음반 출반 사업을 중단했다고 하니 안타깝다. SKC도 같은 이유로 국악음반 발매를 중단하여 올해에는 한 매도 선보이지 못했다. 신나라는 지금까지 국악음반을 많이 출반하여 왔는데, 세간의 일로 인하여 국악음반을 계속하여 출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멕스폰이 올해에 처음으로 국악음반 [한농선 흥보가]을 출반하였으나, 계속 출반될지는 의문이다. 대도레코드에서는 인간문화재 묵계월 명창의 [경기 12잡가], [노랫가락]과 [추풍감별곡·삼설기]를 출반했다. 송서 삼설기는 처음 소개되는 CD음반이다. 그리고 한양음반에서 발매된 [아리랑 모음곡집]은 신녹음이지만, 가격은 반값이다.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훌륭한 우리의 아리랑 모음집이다. 도서출판 어울림에서 [전통음악개론 참고음악 1.2.3]은 책 [전통음악개론]의 수록음악으로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가반으로서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원광호 명인의 [거문고 산조], 한승호 명창의 [적벽가], 김동표 명인의 [강백천류 대금산조], 3종을 발간하였으며, 국립국악원은 [국악동요선집 6, 7]을 발간했다. 한국고음반연구회에서는 학술지 [한국음반학](1997)의 부록으로 이보형 채록 [고사소리]를 제작하였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말이 있듯이 국민들이 국악음반을 많이 구입한다면, 많은 국악음반이 발매될 것이다. 허나 음반 1종에 1-2천장이 판매가 되지 않는데, 음반회사에 대해 문화에 대한 투자로 계속 국악음반을 발매해야 한다고 강요하기에는 작금의 음반회사 사정이 너무 어렵다. 우리가 국악음반에 관심으로 수요를 증대시키고, 또 경제가 제대로 풀려 음반회사들이 여유가 생겨, 내년에는 올해보다 많은 국악음반이 발매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고전음악애호가들이 고전음악음반 10장을 구입할 때 국악음반 1장을 구입해준다면 국악음반 출반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창관) 97 SM 국악음반상(SM: Stereo Music) [득음] 창: 오정숙 외 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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