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해설서 중)
세번째 음반을 내며
작곡은 신이 이 세상에 뿌려놓은 아름다운 음들을 자신의 그릇에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이 인간을 사랑하듯이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리를 엮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곡을 해왔습니다. 작곡을 할 때는 늘 ‘전통적이면서도 진부하지 않고, 현대적이면서도 생경하지 않은’ 새로운 곡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해왔는데 중학교때부터 익힌 우리악기와 소리들이 많은 도움으 주었습니다.
작곡의 소재로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과 자연이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 특히 근래에는 부산의 바다에서 작곡의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이번에 펴내는 세 번째 음반에는 이십년간에 걸친 작업의 걸실이 들어있습니다. 1978년에 대한민국 작곡상을 받은 <승무>를 비롯해서 1996년 가야금축제에서 발표된 <아리랑 변주곡>까지 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에 걸쳐 작곡된 대표적인 곡들을 모았습니다.
수록된 곡은 전부 다섯곡으로 전통가곡의 맥을 잇는 작품으로 평가되는 <승무>와 <모란이 피리까지는>,애틋함과 활기찬 가락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대금과 18현 가야금 이중주 <동해에서>, 18현과 22현 개량가야금으로 아리랑과 밀양아리랑을 새롭게 편곡해 본 <아리랑 변주곡>,어부들의 삶을 한편의 드라마처럼 엮어낸 관현악고 <만선>입니다. 이 다섯곡을 통해서 이십년이라는 세월동안 한 작곡가의 작품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1999.2 황의종 (부산대학교 국악학과 교수)
2003.4.30 문예진흥기금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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