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판소리란 전통 판소리 외에 새로이 만들어진 판소리를 말하며, 해방 이후에 불려진 ‘열사가’류의 영웅판소리, 종교판소리, 민중판소리, 동화판소리, 생활판소리 등을 포함한다.
1904년 김창환이 원각사 공연을 위해 짜서 불렀다는 <최병두타령>을 최초의 창작판소리로 보고 있는데 이것은 일인 창 형태의 판소리가 아니라, 다수의 창자가 출연하는 창극 형태였다. <최병두 타령>은 강원도 관찰사 정 아무개라는 사람이 그 고을 양민 최병두를 잡아다가 곤장으로 때려죽이고 재산을 빼앗았다는 실화를 토대로 하고 있는데 당시에는 대단한 인기를 끌었으며, 후에 이인직에 의해 신소설 ꡔ은세계ꡕ로 각색되었다.
이 외에도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수많은 창극, 혹은 국극 단체에서 공연했던 창극과 국극들도 넓게 보면 창작 판소리에 넣을 수 있으나 이러한 창작 판소리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하는 것이 없다.
생활판소리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소재를 찾고 있는 작품들로 대부분 2000년 이후에 만들어졌다.
‘전주산조페스티벌’ 기간 중 개최된 ‘또랑광대 페스티벌’을 통해 발표된 박태오의 <스타대전>과 김명자의 <슈퍼댁 씨름대회 출전기>가 많이 알려져 있다. 박태오의 <스타대전>은 인터넷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소재로 한 작품이며, 김명자의 <슈퍼댁 씨름대회 출전기>는 주부들이 갖고 싶어하는 김치냉장고를 타기 위해서 씨름대회에 참가한 한 주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그 외에도 김수정의 인기 만화의 내용을 박애리가 작창한 <아기공룡 둘리>, 입시교육에 찌든 10대 청소년들의 일상을 담고 있는 남상일 작창의 <10대 애로가>, 혼기를 놓친 농촌 노총각의 결혼을 다룬 남상일 작창의 <노총각 거시기가>, 우리사회 평범한 오십대가 불황을 이겨내는 내용을 이영태가 작창한 <오공씨 불황탈출기>, 노인들의 치매를 소재로 한 윤충일 작창의 <황선비 치매퇴치가> 등이 있다.
*
추천 음반 : 온 가족이 즐기는 <창작판소리 다섯바탕전>
판소리 역사 200년을 헤아리고 있지만, 다섯 바탕인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에 필적할 수 있는 판소리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창작판소리가 등장하였지만, 대중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창작판소리는 짧은 소리지만, 이전의 판소리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젊은 판소리꾼을 중심으로 다가오는 창작판소리는 ‘스타크래프트’, ‘수퍼댁 씨름대회 출전기’, ‘토끼와 거북이’ 등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다.
이 음반의 다섯 바탕도 짧은 판소리로 세 살부터 여든 살까지 전 세대를 위한 창작판소리이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 중년, 노인 등 연령층을 5세대로 적용해서 그들의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택하여 의도적으로 만든 판소리이다.
‘아기공룡 둘리’는 김수정의 인기 만화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깜찍하게 엮은 판소리다. 초등학교 6학년인 김해람이 부른다. ‘10대 애로가’는 요즈음 청소년, 학생들이 겪은 학교생활의 애환을 판소리로 짠 것이다. 중학교 3학년인 왕윤정이 부른다. ‘노총각 거시기가’는 농촌에 살다가 혼인시기를 놓친 노총각의 결혼담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전문사 과정 중인 남상일이 작창하고 부른다. ‘오공씨 불황탈출기’는 장년층의 삶의 애환을 그린 판소리로 주인공 손오공이 사업이 망한 후 갖은 절망과 고생 속에서 재기한다는 이야기이다. 부채 대신 꽹과리를 들고 소리를 하고 있다. 30대 후반인 이영태가 작창하고 소리를 한다. ‘황선비 치매 퇴치가’는 치매로 인한 노인의 문제를 다룬 판소리이다. 70대 노익장을 과시하는 윤충일 명창이 작창하고 소리를 한다.
세련되고 잘 정제된 소리는 아니다. 또 판소리 고유의 서정성을 확보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창작판소리는 계속되어야한다. 그 시발점을 이 음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5월 7일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서울중요무형문화재 전수회관 풍류극장 연주회의 실황녹음으로 연주회장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해설서 자세하다.(200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