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은율탈춤> 
황해도 탈춤의 하나인 은율탈춤은 황해도 서쪽 평야지대에 위치한 은율에서 전승되어 온 탈춤놀음이다.
구월산 아래 비옥한 땅에 자리잡은 은율은 소읍이나 농산물의 집산지로 유명하였고 이런 여건에서 놀아진 은율탈춤은 인근 사리원, 봉산, 신천, 안악 등지에 두루 찾아다니며 탈춤놀음을 벌였고, 특히 구한말에는 봉산에서 열린 탈춤경연회에 참가하였다고 한다.
은율탈춤의 계통은 산대도감계의 한 분파인 해서형 탈놀음의 하나인데 구전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2~3백년전에 있었던 어느 난리를 피해 섬으로 갔던 사람들이 그곳에서 나올 때 얼굴을 가리기 위해 탈을 썼는데, 탈춤의 계기가 되었다고도 한다. 은율탈춤의 연희자들은 그 고장의 토박이들로서 반농 반예인 들이었으며 이 탈춤은 사월 초파일, 단오날, 칠월 백중날 등의 명절을 비롯해서 관가 또는 유지가의 회갑잔치 때도 놀았다고 한다. 특히 단오날에는 그네뛰기에 이어 밤중에 솜방망이에 불을 피워놓고 2~3일간 계속 탈춤놀이를 벌였다고 한다. 놀이는 숲에 모여 탈에 제사를 지내고 공연장소까지 탈과 의상을 갖추고 행렬하는 길놀이로 시작하며 보통 자정 무렵에 끝났는데 구경꾼들이 놀이에 합세하여 한바탕 푸짐하게 어울리게 되면 새벽녘 까지도 놀게 되었다고 한다. 놀이가 끝나면 탈은 모두 태워 버렸는데, 그 까닭 중의 하나는 탈을 집에 두면 제사를 못 지낸다는 속신이 있어 아무도 탈을 집에다 보관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 한다.
이 놀이는 사자춤·상좌춤·8목중춤·노승춤·영감과 할미광대춤의 6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좌·목중·말뚝이·맏양반·둘째양반·새맥시·셋째양반·원숭이·노승·최괄이·영감·할미·무당·사자·최괄이 아들 등 24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파계승에 대한 풍자, 양반에 대한 모욕, 일부처첩(一夫妻妾)의 삼각관계와 서민생활상을 보여준다.
다른 탈춤에 비해 호색적인 표현이 심하며, 파계승보다 양반을 모욕하는 대목을 강조하고 있다. 재담을 보면 봉산탈춤에 비해 한문구절의 인용에 의한 운문조가 적고 우리말의 묘미를 구사한 구어체가 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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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음반 : 
정창관 국악녹음집(3) 인간문화재 <김영택의 국악세계>
은율탈춤 음반은 2003년에 출반된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음반자료 시리즈 31' <은율탈춤> 음반이 있으나, 비매품이라 구할 수 없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홈피에 들어가면 감상할 수는 있다.(http://www.nricp.go.kr/korean/room4/content5(0417)_1.asp)
설명하는 이 음반-필자가 기획.제작-도 구하기가 쉽지 않으나, 복사해서 들으면 된다. 김영택 명인의 피리 연주로 긴염불, 자진염불, 늦타령, 자진타령이 실려 있다. 김영택(金永澤:본명)은 황해도 피리 삼현육각의 마지막 보유자이다. 그는 피리 삼현으로 1982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61호 은율탈춤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었다. 그는 전문적인 국악인으로 피리 삼현 뿐 아니라 서도소리에 능하고 또 서도 재담도 잘하는 훌륭한 국악인이다. 황해도 음악은 지금 매우 전승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기에 그의 예술은 매우 귀중한 것이다. 삼현육각이란 본디 목피리, 곁피리, 대금, 해금, 장고, 북으로 편성되어 연주되는 여러 음악을 가리키는 말인데, 이것은 춤, 놀이, 행진 등에 쓰이는 음악이다.
김영택 명인은 1919년 황해도 은률군 일도면에서 태어난, 2000년에 작고하엿다. 이 음반은 돌아기시기전 10일전에 팔자에 의해 선생님께 헌정하였다. 10일전 이 음반을 병석에서 들어시고 눈을 감으시고, 헝얼거리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 땅의 잃어버릴 소리, 날아가 버릴 소리를 후손들에게 남기기 위해서 필자가 제작하고 있는 정창관 국악녹음집 제3집이다. 이 음반은 일련번호가 인쇄된 1,000장의 한정반으로, 필자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이 음반에 실린 곡들은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면 누구라도 복사해서 사용해도 좋다.(200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