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무속음악> 
무(巫)의 제의(祭儀)는 '굿'으로 나타난다. 굿은 신에 대한 소명적 봉사로 신과 인간의 상봉이나 대화를 의미하며 이것으로부터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굿이라면 대개 무의 가무가 수반되는 큰 규모의 제의를 가르키게 되나 치성·비손·손비빔 등 작은 규모의 것도 해당된다. 의식의 규모에 따라 큰굿, 작은굿의 구분이 있는데 큰 굿의 경우는 며칠을 계속하기도 한다. 이런 굿이 진행되는 과정에 무당이 하는 노래와 춤, 잽이(악사)들이 연주하는 기악반주, 독립적인 기악곡 등이 모두 굿음악에 포함된다.
무당들이 부르는 굿 노래의 내용에는 신을 불러들이고 보내는 청신(淸神)의 내용, 신의 근본, 역사 성격을 해석, 설명하고 액을 풀어주는 본풀이(또는本解) 그리고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한 놀이(또는 遊歌) 등이 골자를 이룬다. 일반인에게 널리 퍼져 민요와 혼동되고 있는 경기도의 창부타령이나 노랫가락 등은 이 유가이다.
무악에는 여러 절차가 진행될 때마다 빠르고 느린 장단과 그 장단 위에 즉흥적 가락을 연주하는 악기들의 선율, 그리고 무가의 반주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장단이다. 굿 음악에 쓰이는 장단을 채라 하고, 굿은 대개 12거리(次)의 순서와 기능을 갖지만 굿에 따라 제차의 수가 다르다.
각 지방의 무악연주에 쓰이는 장단들은 의식의 분위기나 감정에 따라 무한한 변화를 허용하며 잽이의 기능에 따라 즉흥적인 기교를 최대한 발휘하게 됨으로 반드시 기본형만을 고집하거나 강조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때와 장소, 분위기나 상황에 따라 잽이의 즉흥적이고도 멋들어진 변형은 살아있는 생생한 음악을 만들어가는 무악의 생명이며 특성이다. 무악에 사용되는 악기들은 삼현육각(피리·대금·해금·장구·북)과 타악기들이 주종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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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음반 : 
무악 <무(巫)>
전남 진도, 제주도, 경기도, 동해안의 굿음악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음반이다. 그 중에서 음반으로 접하기 어려운 김윤수 일행의 제주도 칠머리당굿 녹음이 돋보인다. 칠머리당굿은 제주도의 칠머리당에서 행해지는 무의식을 말한다.
이 음반에서 이 굿을 진행한 우두머리인 김윤수 심방은 1946년 7월 9일(음력) 제주시 이도1동 부친 김성년과 모친 홍모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윤수의 증조부 김모씨, 조부 김기원이 심방이었다 한다. 김윤수는 4세 때 모친이 재혼하자 조부, 큰백부 집에 얹혀 살았고 여기서 김윤수는 동국민학교, 오현중학교 공부를 했다. 김윤수는 13세 때 큰백부가 세상을 떠난 후 몸이 차츰 안좋아졌고 큰백모는 작고한 큰백부 뒤를 이어 심방일을 해야 몸이 회복될 것이라 했다. 그래서 김윤수는 16세부터 큰백모 문옥선을 따라다니며 굿을 배우기 시작했다.
김윤수는 16～18세 때, 1980년대부터 안사인 작고 때까지 안사인과 함께 굿을 많이 했고 그 과정에서 김윤수는 안사인에게 말명을 배웠다. 그리고 김윤수는 10대 후반에 양아버지 양금석한테 제주 무속춤을 배웠다. 또한 김윤수는 20세부터 수년간 홍명관과 함께 굿 활동을 했다. 홍명관은 김윤수의 외할아버지 홍모씨의 아들로 제주도의 당대 최고 악사였다. 김윤수는 외삼촌인 홍명관한테 북, 장고, 설쇠, 대영 장단(초채 느진석, 이채 중판, 삼채 자진석)을 모두 배웠다.
김윤수는 젊은 나이에 심방으로 행세하다가 수많은 모욕을 당하고 참을 수가 없어 서울로 가서 구두닦이, 아이스크림 장사 등을 해보기도 했으나 굿을 하지 않으면 몸이 다시 심하게 아파서 몇번이나 제주로 되돌아 오곤 했다. 그러던 김윤수는 26세에 군대를 제대하여 수양어머니 고군찬 문하에 들어가서 굿을 익히고 이때부터 신촌에 정착, 본격적으로 굿을 하기 시작했다. 김윤수는 1995년 6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주도 칠머리당굿 기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김윤수의 굿을 이어받고 있는 후계자로는 이정자, 정공철 등이 있다.
이밖에도 이 음반에는 이완순 일행의 진도 씻김굿-희설, 조한춘 일행의 경기도 도당굿-조상청배, 김영숙 일행의 동해안 오구굿-발원굿, 김대례 일행의 진도 씻김굿-넋풀이가 담겨있다. (200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