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범패>                                             
  


절에서 재(齋)를 올릴 때 부르는 장단·화성이 없는 단선율의 노래이며, 이 음악을 반주로 추는 춤은 작법(作法)이라고 한다. 범패는 일명 범음(梵音)·어산(魚山)·인도(印度) 소리 등으로 불려지는데, 불교음악의 총칭이라 할 수 있다.

범패는 처음 인도에서 발생, 불교에서 주로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그 기원을 불교 발생이전의 바라문교에 두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삼국유사』권5 월명사 도솔가조의 기록이나 신라 현덕왕 때 진감선사(眞鑑禪師)의 대공탑비문 등을 통해서 이미 8-9세기경 범패가 불러졌음을 알 수 있다. 그 당시에는 당풍·향풍(신라풍)·고풍(당 이전의 범패) 등 음악의 형태가 다른 세 종류의 범패가 있었다고 한다.

고려·조선을 거쳐 전승되었으며, 1911년 6월 일제에 의해 사찰령이 반포되고 그 이듬해 각본말사법(各本末寺法)이 제정되면서 조선 승려의 범패․작법 등이 금지되어 위축되었다가 1973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보호 육성되고 있다.

음악의 형태에 따라 안채비소리(흔히 염불), 바깥채비소리(겉채비소리), 축원을 하는 화청(和請)과 회심곡(回心曲)으로 분류한다. 안채비소리는 대개 한문으로 된 산문(散文)을 읊어 나가는 소리로 노랫말을 촘촘히 엮어가는 형태로서 글을 읽어가는 듯한 낭송조로 되어 있으며 주로 재주(齋主)를 축원하는 내용으로 절 안의 법주승이 부르며 흔히 염불이라고 한다.

바깥채비소리는 범패를 전문으로 하는 범패승이 다른 절에 초청받고 가서 불러주는 소리로 홋소리와 짓소리로 나뉘는데, 이 중 홋소리는 대개 칠언사구(七言四句) 또는 오언사구(五言四句)의 정형시를 사설로 하고, 범패의 대부분을 이 홋소리로 부른다. 짓소리는 한문 또는 범어(梵語, Sanskrit-인도의 고대어)의 가사로 된 매우 전문적이고 복잡한 가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 음을 길게 뽑는 형태로 부른다. 합창으로 부르는데 반드시 선창이 있고 그 뒤에 여러 명이 따라 부르는데 허덜품이라 불리는 아․어․으 등의 의미 없는 말의 노래가 곡 중간이나 서두에 삽입된다.

화청(和請)과 회심곡(回心曲)은 불교의 교리를 쉽게 풀어서 우리말로 노래하는 음악으로 포교를 목적으로 하여 많이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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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음반 :
  한국의 범패시리즈 1 <산사의 향기>

범패는 부처님께 올리는 의식에서 스님들에 의해 불려지는 소리로서 이 음반은 불교음악연구소에서 1999년에 제작된 한국의 범패 시리즈 제1집이다. 김법현 스님의 기획 및 해설이 돋보인다.

범패 인간문화재 박송암 스님의 제자들이 녹음하였다. 구하기 어려운 몇몇 범패 음반 가운데 구하기도 쉽고 녹음도 듣기에 아주 좋은 명반으로 평가된다.

복청게(伏請偈)는 범패 가운데 홋소리로서 상단권공 중에서 불보살전에 모든 대중이 예로써 동음(同音)으로 청하는 게송(偈頌)이다. 부처의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라 할 수 있다.

이는 김효성 스님이 녹음을 했는데 김효성 스님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이수자로서 1962년 1월 2일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9세에 서울 봉원사로 출가하였고 박송암, 김구해, 마일운 스님에게 범패를 배웠다.

이 음반에는 이밖에 김구해, 마일운, 한동희, 김법현 스님의 소리와 연주들이 담겨있다. 한동희 스님은 회심곡의 대가로 오래전부터 정평나 있다. (200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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