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아쟁산조> 
아쟁은 궁중음악의 합주에 편성되어 저음부를 받치는 역할을 하던 악기인데, 창극이나 춤 반주를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산조아쟁이 개량되었다. 이렇게 개량된 산조아쟁은 합주에 쓰이는 전통적인 아쟁보다 그 길이가 짧고 몸통 윗판에 공명을 위한 나무판을 덧대었으며, 개나리 나무로 만든 활이 아닌 말총활(첼로에 쓰이는 활)을 사용하여 연주하며 이 아쟁은 박성옥(朴成玉:1908∼1983)이 개량하였다. 음량이 크고 지속적인 음을 내며 감성적이고 표현력이 강한 음악인 산조 연주에 유리하다.
즉흥성이 요구되는 창극 반주에서 한층 정제된 틀의 아쟁산조 짜임을 갖춘 시기는 대략 1950년 전후이며, 이에 공헌한 사람은 한일섭(1927~1973)이다. 한일섭이 아쟁산조의 틀을 짜서 박종선에게 전한 가락은 현재 ‘박종선류 아쟁산조’로 전하는데, 박종선은 한일섭의 가락에 자신의 가락을 보태어 연주했고, 음계 변화나 청의 변화가 다양하지 않으나 진양조에서 우조 길로 짜인 가락, 진지하게 풀어가는 힘 등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윤윤석류 아쟁산조’와 장월중선에서 김일구로 이어진 ‘김일구류 아쟁산조가’ 있다.
박종선류 아쟁산조는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흔히 '소리제 산조(판소리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사조)'로 불려진다. 박종선 명인은 한일섭에게 수업을 받기 전부터 나름대로의 산조를 연주하고 있었으며, 24세 때 한일섭으로부터 다양한 가락을 배운 후 자신만의 가락을 추가하여 스승에게 배운 산조보다 거의 2배 가량 연주시간이 늘어난 박종선류 아쟁산조를 오늘날 연주하고 있다.
윤윤석류 아쟁산조는 즉흥적인 기교와 창조적인 가락이 많은 시나위가락의 산조로 정평이 나 있으며 깊은 슬픔이 배어있는 산조로 평가받는다.
김일구류 아쟁산조는 활대로 연주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시작되는 다스름에 이어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로 구성되어 있다.
장단의 짜임은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 등으로 되어 있고 우조와 계면조가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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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음반 : 
<윤윤석 아쟁산조>
아쟁의 명인, 윤윤석.
1939년 전북 이리 출생으로 13세에 이리 국악원에 들어가 창을 배웠다. 16세에 창보다 기악에 마음이 끌려 아쟁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당시 최고의 명인이었던 한일섭 명인으로부터 아쟁을 배웠다. 19세 때에는 여성국극단의 일원으로 그의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하였으며, 철현금, 장고, 꽹과리, 북, 거문고 등 많은 국악기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당시의 천박한 생활과 국악에 대한 냉대를 무릎쓰고 그는 평생을 통하여 국악에 대한 열정의 길로 살아 왔다.
1993년에 녹음된 이 음반에는 아쟁산조와 철아쟁산조, 아쟁 살풀이가 실려 있다. 그의 두드러진 음악적 특징은 즉흥성과 창조성으로, 즉흥적인 기교와 창조적안 가락을 자유자재로 만들줄 아는 최고의 기량을 가진 아쟁 연주자이다.
그의 첫앨범이 이 음반이다. 50대 중반에야 그의 산조 음반이 나오게 되었다. 한일섭 명인으로부터 배워 1982-3년에 독창적인 가락으로 아쟁산조의 한틀을 구성함으로서 윤윤석류라는 아쟁산조의 한 갈래를 형성하였다. 그의 산조는 틀에 박힌 산조보다 자유롭게 연주하는 시나위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들을때 마다 맛이 다르기 때문에 좋아하는 이들이 무척 많다.
처절하리만큼 슬픔을 표현해내는 아쟁의 소리에 벅찬 감동의 만끽할 수 있다. 이 음반으로 철아쟁산조도 들을 수 있어 더욱 좋다. 이 음반은 출반된지 오래되어 구하기가 쉽지는 않으나, 2000년에 웅진미디어에서 나온 윤윤석 <비상>에도 아쟁산조가 들어 있다.
윤윤석 명인은 2001년에 필자가 제작한 정창관 국악녹음집(4) <박보아 박옥진 자매의 국악세계> 음반에 반주를 마지막으로 몸이 불편하여 현재 연주를 못하고 있다. 하루 빨리 완쾌되어 명인의 아쟁 소리를 다시 듣게 되기를 기원한다. (200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