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산조> 
산조는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허튼가락이란 의미로 19세기 말엽에 만들어진 기악 독주곡이다. 이 시기는 이미 신분제 등 봉건사회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사회를 열망하는 욕구가 곳곳에서 분출하던 사회적 전환기로 이 당시 서민사회에는 이미 판소리가 등장하여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서민사회의 독창적인 예술양식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러한 시기에 무(巫)의식의 반주음악인 시나위와 판소리의 장단과 가락에서 영향을 받아 발전되어 산조가 탄생하였을 것으로 본다.
산조가 형성되었던 초기의 형태는 판소리의 특징적인 선율형태를 부분적으로 또는 즉흥적으로 묘사하는 형식이었을 것으로 보이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판소리의 표현 형식을 선택적으로 또는 기악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의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오늘과 같은 하나의 독창적인 음악양식으로 발전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판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산조를 잘 탈 수 있다"고 하는 말이나 "말(사설)없는 판소리가 바로 산조"라고 하는 표현은 산조의 형성에 바탕이 된 판소리의 영향을 알 수 있다.
산조는 19세기 말 20세기를 거치면서 가야금에서부터 여러 악기로 그 영역이 확대되었으며 여러 세대를 거치는 동안 한 연주자가 다른 사람 또는 다른 악기의 산조가락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모방, 또는 유사한 가락으로 변주하고 특정개인의 음악어법을 수용하며 연주자 스스로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가락을 창작하는 등 다양한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유파(流派)로 분파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산조의 장단은 가장 느린 진양조 장단으로 시작하여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로 점차 빠르게 진행하며 가장 빠른 장단인 휘모리(세산조시, 단모리) 등으로 끝나는 음악으로 듣는 이들의 감정을 점차로 고조시켜 음악의 긴장감과 흥을 더해주며, 여러 유파와 악기에 따라 그 장단구성은 조금씩 다르다.
여러 가지 다양한 조(길)로 짜여져 있으며 우조·평조·계면조·경제(경드름)·강산제·설렁제 등 여러 가지 선법 또는 감정 표현법의 가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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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음반 : 
국악방송 새음원시리즈 - 새로운 천년의 약속 1 <산조>
‘우리 음악문화의 새 누리를 열어 갈, 맑고 아름다운 방송’이라는 기치 아래, 2001년 3월에 개국하여 서울 경기 지역과 남원 지역에 송출하고 있는 국악FM방송국(99.1 MHz)은 새로운 국악음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2001년 말에 약 20시간의 음원을 확보하였다. 젊은 연주가들을 많이 참여시키고, 민요를 듣기 편하게 편곡하고, 노래방 형식으로 녹음도 하고, 음반으로 선보이지 않은 판소리 명창의 귀한 음악도 녹음하여 방송으로 활용하여 왔다.
그 중에서 10장 정도를 발췌하여 서울음반을 통해서 선보이게 되었는데, 그 첫 번째 음반이 이 산조 음반이다. 여기에 참여한 젊은 연주가들은 국악방송의 프로그램인 ‘발굴 이 사람’에 출현하여 1차 검증을 거친 참신하고 유능한 연주가들이다.
산조는 19세기 순수한 기악독주곡 형식으로 새롭게 등장한 음악으로, 전문적인 음악인들에 의해 예술음악으로 발전되어 오늘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전통음악이다. 처음 가야금산조가 짜여진 뒤 거문고산조, 대금산조, 아쟁산조, 해금산조 등으로 확산되었다. 각 산조는 제자들에게 전해지면서 새로운 가락이 첨가되어, 스승과는 다른 산조가 형성되는데, 이를 유파라고 한다. 산조는 바로 이런 다영한 유파에 의해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음반에는 김죽파류 가야금산조(정가악회 단원인 유지영), 지영희류 해금산조(서울대학교 재학 중인 이승희), 서용석류 대금산조(영남대 재학중인 배병민), 신쾌동류 거문고산조(한양대학교 재학중인 서정곤), 박종선류 아쟁산조(중앙대학교를 졸업한 서정호)가 실려 있어, 가야금, 해금, 대금, 거문고, 아쟁산조를 한 음반으로 감상할 수 있다. 모두 짧은산조로, 젊은 연주가들의 패기 넘치는 신선한 산조를 만끽할 수 있어 좋다.
운영자가 외국은행생활을 그만둔 뒤 혼신의 힘을 기울여 기획, 녹음을 하였고, 서울음반 출반도 운영자가 주선해 준 결과물로 무척 애착이 가는 음반이다. 젊은 연주가들의 음반은 특히 공을 많이 들였다.(200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