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관악영산회상>(표정만방지곡)                
  


영산회상은 불교의 성악곡이 기악화한 곡으로 하나로 완결된 긴 곡이 아니라 여덟 또는 아홉 곡의 작은 곡들이 모음곡처럼 연결되어 하나의 완성된 곡을 이루는데, 작은 곡들은 생성시기가 각기 달라서 속도나 리듬구조가 다르며, 서로 변주․변화 관계에 있는 것도 있다.

15세기의 음악을 기록한『대악후보』와 1493년에 만들어진『악학궤범』에 기록된 영산회상은 처음에는 '영산회상불보살(靈山會相彿菩薩)'이라는 불교가사를 관현악 반주로 노래하던 불교음악이었으며, 또한 향악정재의 반주 음악으로 사용되었다고 전한다. 이와 같이 본래 불교의 성악곡이던 영산회상이 중종(1506-1544)때 이르면 불교가사가 '사만년사'로 개작되고 세속화하기 시작하여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가사는 없어지고 순 기악곡으로 변화한다.

현행 영산회상에는 가사로 노래하던 상령산(上靈山)에서 파생한 중령산(中靈山), 세령산(細靈山), 가락덜이가 있고 후에 추가된 삼현(三絃)도드리와 그의 변주곡인 하현(下絃)도드리 그리고 불교노래의 하나인 염불도드리가 있으며, 또 불교음악과는 무관한 타령(打令), 군악(軍樂)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이 영산회상은 상령산 한곡에서 비롯하였으나 그로부터 중령산 등이 파생되고 새로운 곡이 결합 하면서 전체 9곡에 이르는 모음곡을 완성하였다.

영산회상은 악기편성, 선율형태, 연주방법 등에 따라 영산회상 즉, 현악영산회상, 관악영산회상, 평조회상 등의 세 가지가 있다. 그리고 현악영산회상은 도드리, 천년만세 등과 결합하여 여러가지 형태로 연주된다.

관악영산회상(管樂靈山會相)은 관악기가 중심이 되는 영산회상으로 삼현영산회상(三絃靈山會相), 대풍류, 또는 표정만방지곡(表正萬方之曲)이라고도 하는데 삼현영산회상은 삼현육각의 악기 편성에 의한 영산회상이란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 기본적인 악기 편성은 대금·향피리·해금·좌고·장구 등으로 이루어진 삼현육각(三絃六角)이지만, 때에 따라 아쟁·소금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또한 삼현영산회상의 악기 편성이 삼현육각이라는 것이 말해 주듯 이 음악은 특히 무용의 반주 음악으로 많이 사용된다.
현악영산회상과의 큰 차이점으로는 하현도드리가 없이 모두 8곡으로 이루어져 있고 음량이 큰 관악기가 중심이 되어 편성되는 음악인만큼 대금은 역취를 많이 쓰고 장구의 채편은 북판을 친다.

관악영산회상의 악곡 가운데 삼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을 따로 떼어서 연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함령지곡(咸寧之曲)이라 하며, 다른 음악에 비해 길게 끄는 높은음이 상대적으로 많아 현악기로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이 있는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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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음반 :
   국립국악원이 추천하는 한국의 전통음악 <관악영산회상>

관악영산회상은 현악영산회상 9곡 중에서 하현도드리가 빠진 8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군악을 제외한 관악영산회상의 곡들은 무용음악으로도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삼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은 거의 모든 궁중무용의 반주음악으로 사용되고 있다. 첫 곡 상영산은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의 개막식 곡으로 연주되어 세계에 알려진 빼어난 곳이다.

연주는 장고와 북만의 반 장단이 연주되고 이어서 피리, 그리고 대금과 해금이 이를 이어 받는다. 그래서 타악기에 의한 힘찬 음악적 점에 이은 선의 대비가 특별한 미학의 세계를 열어주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피리와 다른 악기들이 주고 받는 연음의 세계는 충분히 듣도 즐겨 볼만 한 곡이다.

황규남 집박으로 2002년 3월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녹음-실황 녹음은 아님-한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이 음반은 우선 장엄하다. 피리 12명, 대금 12명, 해금 12명, 아쟁 3명, 소금, 장구, 좌고하여 모두 43명이 연주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이 아니며 구성하기 힘든 연주이다. 관악기와 타악기로 연주되는 소리길의 세계는 심오하고 관능적이다.

국립국악원이 추천하는 한국의 전통음악이다.(200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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