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여민락>                                         
  


여민락은 한문으로 된 용비어천가의 1․ 2․ 3․ 4장과 마지막 장을 노래하던 성악곡에서 변화하여 지금은 그 가사가 없는 순수 기악곡으로 연주되는 음악이다.

용비어천가는 조선 건국의 위대함과 조상의 큰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 가사로 세종29년(1445) 권제, 정인지, 안지 등이 지어 올렸는데, 국한문 가사와 순한문 가사 두 종류가 있고 전부 12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비어천가를 노래한 음악은『세종실록』권140부터 권145까지 봉래의(鳳來儀)의 악보에 전하는데, 이중에 치화평, 취풍형은 국한문 용비어천가를 노래한 것이고 여민락은 순한문 용비어천가 125장 중에서 1장, 2장, 3장, 4장과 마지막 장의 가사를 10장으로 나누어 7장까지를 상칠장, 나머지를 하삼장으로 구분하여 관현악 반주로 노래했던 성악곡이었다.

현재 연주되는 여민락은 가사도 없어지고 또 완전히 향악화된 기악곡으로 관현합주로 연주하는 여민락과 당피리 편성의 여민락만, 여민락령, 해령 이렇게 4종류가 있다.

관현합주로 연주되는 여민락은 7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원가락 12장단과 여음 20장으로 되어 있으며 모두 32장단으로 짜여져 있다. 여음의 전반부에서 피리의 저음역 선율을 목피리 연주자가 한 옥타브 올려 '쇠는 가락'으로 연주하고 제1장에서 제3장까지는 한 장단 20박으로 느린 속도로 연주되며, 제4장부터 제7장까지는 한 장단 10박으로 바뀌어 속도가 빨라지는데 이것을 '급박(急拍)'이라고 말한다.

한때 현악기 위주의 편성과 관악기 위주의 편성으로 구분하여 연주하기도 했는데, 현악기 위주로 편성하여 연주하는 여민락을 오운개서조(五雲開瑞朝) 그리고 관악기 위주로 편성하여 연주하는 여민락을 승평만세지곡((昇平萬歲之曲)이라고 하였으나 지금은 주로 관현합주로 연주하며, 아명(雅名)도 승평만세지곡으로 통일하여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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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음반 :  <여민락>-김준희.정지영-

여민락은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뜻을 가진 음악으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는 과정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지은 노래인 용비어천가를 관현악에 얹은 곡이다. 용비어천가에서 발췌하여 총 10개의 장으로 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가사도 잃어버리고 7장만 전해지고 있다. 그 선율이 웅대하고 화평하여 조선시대를 통하여 장악원의 으뜸곡으로 꼽혔다. 1시간 30분이 넘는 대곡이라 연주장이나 음반으로 만나기 힘든 정악이다.

이 음반에 실린 여민락은 해금과 가야금의 2중주로 처음 소개되는 전곡반 해금과 가야금의 여민락이다. 국립국악원에서 연주생활을 하면서 선후배의 인연을 가지고 있는 해금의 김준희(창작악단)와 가야금의 정지영(정악단)이 호흡을 맞추었다. 해금과 가야금의 2악기만으로 각자의 성음이 다 드러나는 여민락을 세상에 선보인 것은 대단히 용기있는 일이고, 각자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신감에 찬 노력의 결실이다. 대편성의 관현악곡 연주에서는 개개인의 연주력을 가늠할 수 없지만, 독주나 2중주에서는 개인의 기량이 적라나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섣불리 연주하거나 녹음하지 않는다.

국가의 녹을 받는 연주자라면, 퓨전이나 크로스오버 연주에서 벗어나 전통적인 악곡의 연주에 매진해야 하며, 다양한 악기구성의 음악들을 선보여 대중들이 국악에 접근하는 여러 길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음반작업은 높게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넘실거리는 해금 소리 속에 점점이 찍는 가야금 소리가 담담하게 가슴에 저려 온다.

최근에 1979년에 LP음반으로 출반된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여민락’ 전곡음반이 2003년에 오스트리아 음반사에서 제작되어 국내에 수입, 선보이고 있다. 유일한 ‘여민락’ 전곡 관현악 음반이다. 30년이 넘는 시차의 관현악 연주와 2중주 연주를 비교, 감상하는 재미도 좋을 것 같다.(2011.8월. 라뮤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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