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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 충격 음악시장을 뒤흔든다]      몰락하는 음반 산업      디지털 유통에 음반店 ‘줄폐업’

발행일 : 2004-06-01 A12 [사회]   기자/기고자 : 한현우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20년간 영업해 온 레코드숍 ‘남영레코드’와 ‘FM음악사’가 얼마 전 잇따라 문을 닫았다. 두 가게 자리에 바로 문을 연 것은 휴대전화 대리점. 음반소매상들 사이에선 “MP3가 CD를 잡아먹은,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자조 섞인 농담이 돌았다.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듯, 디지털 음악은 가장 먼저 음반 유통업계를 붕괴시켰다. 한국음반소매상협회에 따르면 10년 전 전국 1만2000곳에 이르던 레코드숍은 현재 700곳밖에 남지 않았다. 대형 음반매장, 인터넷 쇼핑몰 등과 경쟁하면서도 꿋꿋하게 생존해온 음반 소매상에게 KO 펀치를 날린 것은 MP3였다. 폐업을 앞둔 서울 오금동 ‘소리나라’ 구자강(41) 사장은 “주변의 다방, 카페, 패스트푸드점까지 모두 공짜 스트리밍 사이트에 접속해 음악을 틀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에서 대부분 수익을 얻던 외국음악 직배사들도 허덕이고 있다. 워너뮤직은 최근 직원 35명을 15명으로 줄였다. 이 회사 이창학 부사장은 “연 240억원에 이르던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앞으로 음악 유통은 ‘기획사―포털사이트―소비자’로 완전히 디지털화해 대형 매장을 빼곤 전멸할 것”이라고 했다.

음악 생산·유통 쪽이 무너지는 속도만큼이나 초고속으로 IT업계는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0년 태어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벅스뮤직’은 2년 만에 회원수가 1400만명이 됐고, 자본금 1억원인 회사의 평가액은 2000억원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이처럼 주인 허락 없이 음악을 갖다 쓴 업체와 ‘공짜 음악’에 몰려든 네티즌들이 ‘대박’을 만들어내는 동안, 앞으로 한국 문화산업의 기초가 될 음악 창작 터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돈 내고 쓰는 풍토가 정착된 컬러링(통화연결음)의 수익 배분 구조도 창작자를 맨 뒷전으로 내돌리는 문제를 여전히 담고 있다. 컬러링 1건에 700원을 지급하면 이 중 50%를 SK텔레콤, KTF, LG텔레콤 같은 이동통신업체가 가져간다. 남은 절반 중 19% 가량은 ‘700-××××’ 류의 컬러링 업체에 돌아간다. 700원 중 483원을 IT업계가 갖고, 217원을 음악을 만든 가수·작곡가·제작자가 나눠 가지는 셈이다. 〈그래픽 참조〉 디지털 음악 매출 70%를 제작자 등이 가져가는 일본과 정반대 구조를 갖고 있다. 일본 대중음악 시장의 융성과 부피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산업 전반이 붕괴되는 사이 음악업계는 단 한 번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짧게 봐도 ‘소리바다’와 ‘벅스뮤직’이 생겨난 2000년 이후 4년간 음악업계는 음반산업협회, 연예제작자협회, 음반회사협의회, 음반기획제작자연대 등으로 나뉘어 자신들끼리 불신과 반목을 거듭해왔다. 작년 3월 문화관광부 주도로 어렵사리 출범한 음원제작자협회도 여태껏 제 몫을 못하고 있다.

최근 LG텔레콤과의 MP3폰 협상에 나섰던 캔기획 강승호 사장은 “음악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음악업계가 너무 몰랐다”고 했다. 신흥 IT산업과 기존 음악업계의 밥그릇 싸움 정도로 여기도록 만든 책임이 음악업계에도 있다는 자성이다.

한현우기자 hw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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