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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에서] 황병기 50년 집대성 "가야금 프로젝트"


새작품 "첼로산조" 구상...내년 1월 칸 음반박람회 진출

가야금으로 시도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한다. ‘정남희제 황병기류 가야금산조’를 관현악으로 옮긴 작품을 KBS국악관현악단이 11월 2일 여의도 KBS홀에서 초연하는 것을 선두로 시작되는 ‘황병기 가야금 프로젝트’는 가야금의 명인이자 가야금곡 창작가로 40년간 활동해온 그의 작업을 세계무대를 향해 본격화하는 야심찬 기획이다.

무엇보다, 세계를 향한 발걸음이 두드러진다. 40년간 연주하고 녹음한 모든 음반을 첨단 디지털기법의 음반으로 올 연말까지 다시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놓는다. 무용가 홍신자의 구음을 가야금에 얹어내 충격을 던진 70년대 화제작 ‘미궁’을 비롯, ‘침향무’ 등 그의 창작곡 모두를 담는다. 황병기 가야금 프로젝트에는 새로 작곡한 ‘첼로 산조’도 들어 있다. 네덜란드출신 세계적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가 세계를 돌며 이 곡을 연주한다. 비스펠베이는 한해 150회 세계무대를 꾸리는 정상의 첼로 스타다.

KBS국악관현악단이 초연할 ‘정남희제 황병기류 가야금산조’의 관현악 편곡은 김희조의 솜씨. 연주시간 70분이 넘는 황교수의 장쾌한 독주 산조를 국악 관현악곡으로 다듬었다. 11월 14일에는 새천년준비위원회가 LG아트센터에서 여는 ‘새 즈믄해의 꿈’ 연주회에서 가야금 연주자 40명과 함께 황교수가 무대에 올라 자신의 ‘침향무’를 연주한다.

세계음악계를 겨냥한 ‘황병기 가야금 프로젝트’는 황교수와 음반기획사 C&L의 공동기획이다. C&L 한필웅씨는 “아시아음악 가운데 서방에 가장 알려지지 않은 음악이 한국음악”이라고 했다. 그는 “세계 음반시장에는 지금 제3세계음악 바람이 거세다”며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세계굴지 음반박람회 ‘미뎀’에 가 보면 외국인들이 중국과 일본의 전통악기인 ‘쟁’이나 ‘고토’는 알아도 한국의 가야금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거문고나 가야금과 유사한 쟁과 고토 연주를 담은 음반을 비롯해 인도·티베트·베트남의 음악은 널렸는데, 우리나라 가야금 음반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 한씨는 “서양의 자문화 중심주의, 거센 제3세계 음악 바람 속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여전히 감추고 있는 우리 전통음악의 속살을 서양에 제대로 알리려 황병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황병기의 모든 음악을 담아낼 음반의 레이블은 ‘다스름’으로 정했다. 다스름은 ‘음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연주 전 소음에 다름아닌 서양식 악기 튜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 즉흥연주로 줄을 타면서 음을 고르고, 더욱 중요한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는 작업이다.

“음반에 포함될 해설책자를 미국 하버드대학 박사과정에 다니는 미국인이 집필하고 있어요. 중국의 쟁과 일본의 고토를 다 배우고, 지금은 가야금에 푹 빠져 가야금 이론과 실기를 아우른 인재입니다.”

황교수는 “외국인이 쟁과 고토, 가야금이 어떻게 다른지, 가야금음악의 매력은 무언지를 다루면 우리음악에 대해 어느정도 객관적 평가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설책자는 한국어 영어 불어 일본어 독일어 번역을 함께 싣는다. 황교수의 음반은 오는 12월까지 1차분 4종의 작업을 마치고 내년 1월 프랑스 칸 음반박람회(미뎀)에 진출한다. 내년부터 3년간은 ‘가야금산조’를 비롯한 황교수의 신곡, 이제는 절판된 60년대 하와이대학 동서문화센터 연주음반을 차례로 낸다. 한필웅씨는 “2002년 ‘미뎀’ 개막때 황교수의 현지 가야금연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운기자 proarte@chosun.com)